김승호 주이란대사, "경제·문화등 다방면서 이란과 관계복원 시급"

2016-03-16 13:31
  • 글자크기 설정

김 대사 "호텔에 빈 방 없어…세계 각국서 정부 기업인들 몰려와"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세계 모든 나라들이 이란의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 복원을 위해 접근 중이다. 현지 대사로서는 조금 불안하다. 이란은 석유와 가스가 전부인 나라는 아니다. 우리처럼 유구한 역사가 있고 민족적 자존심이 높으며 훌륭한 인적 자원이 많아 개발 여지가 높은 나라가 이란이다"

김승호 주이란대사는 16일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국가대 국가의 거래 관계가 아닌 정치, 사회, 문화, 인문 교류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골고루 발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란의 달라진 분위기…"호텔에 빈방 없어"

그는 "서방의 제재가 풀리고 이란이 개방 되면서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곳이 호텔 로비"라고 설명했다.

김 대사는 "테헤란에 해외 여행객들이 묵을만한 호텔이 세 개에서 다섯개 정도된다. 과거에는 한산했던 호텔들이 지금은 방이 모두 차서 잡기가 어렵다. 매일같이 각국의 장관과 대표단이 쇄도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보름동안 4개국의 국가 원수와 정부 수반들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김승호 주이란대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이란은 국토가 방대하고 인구가 많으며 자원이 풍부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지금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각국들은 이란 시장을 앞다퉈 복원하려는 상황이다.

김 대사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 이전에는 미국을 제외한 많은 나라들이 활동 했었고 사회 기반시설도 많이 있다"면서 "우리는 선점이라기 보다는 복원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각국들이 이란과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노력들 많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시급히 복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재가 풀린 이후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이란 기업과의 관계를 다른 나라가 채갈 수 있다. 정부도 초조한 마음을 갖고 복원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방문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산자부 장관이 수행규모 300명 데리고 이란 방문해서 한국이 돌아왔다는 분위기를 발산했다. 우리 기업이 활동할 수 있도록 공관에서 노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님이 이란에 오시는 것인데 워낙 일정이 많고 수행단이 방대할 것으로 보아 양국간 조율이 계속 되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란 핵협상 성공 요인, 북한과는 상황 달라

그는 이란 핵협상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란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정치인들에게 전달되는 합법적 통로가 있는 나라"라면서 "혁명이후 일곱번의 총선을 치뤘고 대선도 진행했다. 정권교체에 있어 민주적 절차가 존중되고 있으며 국민들의 희망에 따라 정권을 바꿀 수 있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김승호 주이란대사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서방의 재제 이후 이란의 환율이 세배 이상 뛰었고 인플레이션도 심각해져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는데 그것이 선거를 통해 표출됐고 정부에서는 국민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적으로도 국민들의 정치적 불만들을 누그러트리기 위해 협상에 나서야 하는 절박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협상에 참여하는 유럽 각국들도 이란 핵문제를 자신들의 국익에 직결된 문제로 인식했다는 점을 꼽았다.

김 대사는 "시리아 문제가 몇 년전에 터졌을때만 해도 멀리 있는 아시아 권에서는 시리아 문제가 중동문제라 생각할 지 몰라도 유럽인들은 자기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중동이 조금 잘못되면 몇 년의 시차를 거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란과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의지의 차이도 다른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한번도 핵무기 개발을 공언한 적이 없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했다"면서 북한이 보유한 핵기술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지적했다.

◆이란, 우리 기업들 교역부터 시작하라

김 대사는 우리 기업들의 이란 진출시 주의점에 대해서 "이란에 진출한 경험이 없는 기업들은 교역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란 상인들은 과거 '페르시아 상인'으로 불렸는데 거래할때 한 두번 속여 이익을 편취했다면 '페르시아 상인'이라는 말이 구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사람들은 거래하는 나도 이익을 보고 상대방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이란 사람들과 처음 거래를 트기가 어렵지만 거래하면 불이익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엄밀히 말씀 드리면 국민소득이 5000~6000불 수준"이라며 "현지 진출 경험이 있는 중견기업과 대기업과 연계해서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란은 법제도가 완비가 되어 있지만 국제적 기준에서 보면 내용과 수준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슬람 사람들은 그들의 문화적 수준으로 국제 사회를 재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김 대사는 "이란 사람들을 만나서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물었을때 '조금 한다'고 하면 겁이난다"면서 "유창한 옥스포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아 영어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크게 없다"고 조언했다.

◆자동차 비행기 교체 수요 많아

그는 이란 시장에 자동차와 비행기 교체 수요가 많다고 전망했다. 특히 오랜 제재 기간동안 비행기를 제때 교체하지 못해 상당히 낡은 비행기가 운행중이라는 지적이었다.

김 대사는 "최근 에어버스가 이란에 여객기 110여대 팔기로 했는데 이란쪽 말을 빌리면 보잉에서 '미국 정부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테니 당장 거래하자'는 오퍼를 받고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기름값이 싸기 때문에 국민들 대부분이 자동차를 이용해 이동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엔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란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란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 "이란 정부에서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없으며 할 이유도 없다'고 가 누차 설명한다"면서 "이란은 자국 방어를 위해 중거리 이상의 타격 무기를 가질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핵무기를 보유할 의사고 없고 능력도 없다'고 설명한다"고 전했다.

이란은 과거 이라크와의 전쟁때 외부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북한의 도움을 받은 과거가 있다.

김 대사는 그는 "이란 당국자들에게 핵이라는 문제로 북한과 비교 당하는 것을 불쾌하고 어색해 한다"면서 “이란 정부 사람들을 만나면 '한국 정부는 북한과 이란 관계를 의식하지 말라 우리가 논의할 것이 너무 많다'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핵문제라는 민감한 문제를 이란은 대화를 통해 해결했다. 대화로 해결하니 호텔에 방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외국 기업들이 몰려와서 방을 잡고 일을 하자고 한다. 북한 당국자들도 이런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있길 바란다.

김 대사는 "방한 기간 동안 51개 우리 기업들이 면담 신청을 했다"면서 "냉동 탑차를 수출하고 싶다는 업체부터 녹즙기, 전선, 자동차 수출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업체들이 이란 시장 진출을 준비중인데 시간이 허락하면 다 만나고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현지에는 LG, 삼성전자, 코오롱 상사, GS건설, 두산중공업 등의 우리 기업들이 이미 진출한 상태다.  

김 대사는 "한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이란은 99%가 이슬람 교도이며 국가 이름에 이슬람을 넣은 유일한 나라"라면서 "이슬람 신성체제를 구축한 나라인데 선교 활동을 목적으로 방문한다면 실정법에 위배 되는 행위"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