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던 성과지표 중 하나인 가입자당 매출액(ARPU)은 IoT 시장이 커질수록 그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단위 회선당 매출이 적을 수밖에 없는 IoT 단말의 확산은 ARPU 자체는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가입자 순증 측면에서 IoT가 휴대폰 가입자를 추월하고 있다.
전체 IoT 회선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문은 41.4%를 차지한 원격관제 부문이지만, 아직 9.1%의 비중을 차지하는 웨어러블 단말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통사가 출시한 키즈 전용 웨어러블 단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됐고 원격관제와 차량관제도 각각 전년 대비 21.6%와 14.9%의 회선 증가율을 보여 최근 이통사들이 추진하는 IoT 사업이 점차 탄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IoT 시장이 점차 활성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통사에게는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현재 무선 전체(5909만 회선)에서 IoT 회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불과하나 이 부문의 성장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점은 당연하다. 이로 인해 이통사들이 지금까지 고객용 휴대폰 중심으로 펼쳐왔던 사업전략과 파트너십 전략 등에 큰 변화를 줘야 한다.
실제 IoT 영역에서 이통사별 점유율은 휴대폰 부문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휴대폰의 경우 SK텔레콤과 KT, LG 유플러스 그리고 알뜰폰(MVNO) 업체들이 각각 45.2%, 25.6%, 19.1%, 10.2%를 보이나, IoT에서는 SK텔레콤의 영향력이 줄고 LG유플러스와 MVNO의 점유율이 조금 더 큰 양상을 보인다.
IoT 부문에서는 SK텔레콤의 점유율이 38.9%로 휴대폰에 비해 6.4%포인트 적다. 반면 LG유플러스와 MVNO는 22.6%와 13.4%의 점유율로 휴대폰 점유율보다 각각 3.5%포인트와 3.3%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IoT 영역에서는 상당 부분 B2B와 B2C 사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파트너사의 역량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후발사업자라 하더라도 기존 고객용 휴대폰 시장에서의 경쟁구도를 벗어나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oT 마케팅은 B2C와 B2B 모두 진행해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확대하는 것이 생태계 조성에서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통 3사의 스마트홈에 대한 성장 전술은 다소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IoT 영역은 수많은 세부 시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영역의 업체들이 요구하는 네트워크 특성과 요금제 등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이통사는 각 업체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자사의 수익성까지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방안 모색을 서둘러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 각 사가 추진하는 IoT 사업의 건전성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시장에 알릴 수 있는 또 다른 성과지표를 개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미래부와 방통위 차원에서도 단순한 회선 수 뿐 아니라 각 사의 IoT 사업 현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 개발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