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정)경호 형이랑 작품을 꼭 다시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남녀노소 배우 모두 통틀어서 누구랑 호흡을 맞추고 싶느냐고 하면 경호 형이에요. 꼭 뭉치고 싶어요."
과장을 보태자면 인터뷰의 3분의 1은 정경호 이야기였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현민은 틈이 나면 정경호 이야기를 했다. 작품 이야기든 휴식 이야기든 정경호가 빠지지 않는 걸 보면 단순한 동료 이상의 관계인 건 확실했다. "이러다 열애설 나겠다"는 농담이 절로 나왔다.
"'순정에 반하다'가 끝나고 경호 형이랑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한테는 첫 해외여행이었고 형도 남자 둘이서 배낭 메고 가는 여행은 처음이었대요. 그래서 그런지 무척 재밌었어요. 스페인도 재밌었고 미국 뉴욕도 재밌었고. 심지어 뉴욕에서는 원베드를 썼다니까요."
이쯤되면 '브로맨스'도 보통 '브로맨스'가 아니다. "호텔 직원이 오해했겠다"고 하자 윤현민은 "그럴 수도 있겠다. 슬림한 남자 둘이 매일 붙어 다니니까"라며 하하 웃었다.
'순정에 반하다'가 끝난 뒤 둘은 "이제 우리 좀 그만하자. 이제 우리 둘이 나오면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지 않을 거야. 질려"라며 각자 차기작에 돌입했다.
그런데 시기가 또 공교롭다. 윤현민이 주연을 맡은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은 지난달 28일에 끝났고, 정경호가 출연한 MBC '한번 더 해피엔딩'은 약 10일 뒤인 지난 10일에 종영했다. 스케줄이 맞으면 둘은 또 여행을 떠날 거라고.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도, 연기를 하다 딜레마에 빠질 때도, 작품을 마무리하는 시점에도 생각나는 사람. 윤현민에게 정경호는 같은 길을 걷는 동료이자 멘토이자 친한 형이다. 그렇기에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정경호가 나왔으리라.
윤현민은 인터뷰 말미 "진짜 잘할 수 있는 캐릭터. 뛰어놀 수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다"고 말했다. 또 "언젠가 남성성이 짙은, 수컷 냄새가 나는 느와르를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현재로서 윤현민의 주력 분야라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도 좋다. 그가 하고 싶다는 느와르나 장르물도 좋다. 언젠가 화면 밖 정경호와 브로맨스를 화면 안에서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