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관 아래 "탄도로케트 전투부첨두(탄두)의 대기권 재돌입 환경의 모의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이날 재진입체 기술 완성을 선언한 것은 사실상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미국 본토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위협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 정보당국은 북한이 아직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ICBM인 KN-08 미사일을 한 번도 발사한 적이 없는 등 외부에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런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날 '환경모의시험'을 통해 재진입체 기술을 성공시켰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일단 '시뮬레이션' 수준으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재진입체는 중·장거리 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갈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충격으로부터 탄두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소수 핵무기 보유국가에서만 확보한 기술이다.
지상에서 발사된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할 때 섭씨 6000∼7000도의 엄청난 고열이 발생하는데 탄두를 둘러싼 재진입체는 증발 작용을 일으켜 열을 흡수함으로써 탄두의 폭발을 방지한다.
재진입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특수재료는 북한이 수입할 수 없는 거래금지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다. 북한은 제3국을 통해 은밀히 이런 재료와 기술을 수입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아직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북한이 재진입체 시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무력을 과시하기 위한 선전 차원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설사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노동, 무수단 등 중거리 미사일급이며 ICBM급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한미 연합훈련에 맞선 일종의 '핵공갈' 차원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9일 핵탄두 기폭장치로 보이는 구형 물체를 공개하며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ICBM의 재진입체 기술 성공까지 주장한 것으로 미뤄 북한의 주장을 마냥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