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면세점 개선안, 이번에는 제대로 손봐야

2016-03-16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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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면세점 업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정부는 면세점 특허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운영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줄어든 관세법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롯데월드타워점·SK워커힐점 면세점이 특허 획득에 실패하고, 5개 신규 면세점이 선정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면세점 두 곳이 퇴출되면서 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연간 1조49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돼 논란이 일자, 정부가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까지 꾸려 자신들의 실수를 되돌리는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다. 기획재정부 등이 참여한 TF는 16일 공청회를 거쳐 개선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여기에 추가 신규 면세점 허용설까지 나오면서 업계는 혼돈에 빠져있다.

5년 면세점 특허제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며 세계 1위로 성장하던 국내 면세점 시장에 제동을 건 대표적인 입법 실패 사례다. 우리가 뒷걸음질을 치는 사이 중국과 일본 등은 대규모 투자를 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갤러리아 면세점 63'과 'HDC 신라면세점'은 특허를 연장하지 못한 두 곳의 면세점 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5년마다 사업권을 갱신해야 된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해 해외 명품들이 입점을 꺼리면서 매출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들은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면세점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가 없는 면세점은 찾을 이유가 줄어든다. 이에 국내 면세점들은 높은 마진율과 좋은 자리 등을 명품 브랜드에 무조건적으로 약속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해외 명품들의 콧대만 높여주는 역효과를 낳게 했다.

이 상황에서 서울 시내면세점을 추가 허용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이제는 동종업계끼리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와 SK는 기사회생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신규 특허권을 따낸 신세계와 두산 등 사장단들은 시장 과열을 우려하며 직접 반대 의사를 내비치는 등 업계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 모든 건 정부의 졸속 행정이 만든 결과다. 정부가 이날 공청회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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