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제20대 국회의원을 뽑기 위한 총선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진표가 속속 확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이례적으로 여야 모두 공천을 둘러싼 ‘내홍’으로 본선 준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3일 부산 연제구 등 1차 경선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공천자를 확정 지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까지 3차례 공천결과를 마쳐, 총 193개 지역구 후보자를 발표했다. 국민의당도 49개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한 상태다.
이미 여당은 ‘살생부설’ ‘사전 여론조사 유출’, ‘윤상현 욕설 파문’ 등으로 친박(친박근혜)계 대 비박(비박근혜)계간 계파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더민주 또한 현역 컷오프(공천배제)에 따른 정청래, 전병헌 의원 등의 재심 신청 등으로 공천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당 또한 김한길 의원이 ‘야권 연대’를 둘러싼 안철수 공동대표와의 이견으로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는 등 당내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은 정책과 비전, 새 인물이 없는 3무(無) 총선이라는 지적 속에 역대 '더 최악의 20대 국회'가 탄생할 것이란 비관론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당초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쪼개진 ‘야권 분열’로 인해 ‘180석 확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잇따른 당내 악재로 인해 이런 낙관론도 자신할 수 없는 상태다.
야권 또한 수권 정당, 대안 정당으로서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계파간 ‘의석 확보’ 셈법에만 매몰돼 지지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더민주는 공천 심사 과정에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간 패권 다툼으로 인해 여당을 긴장시킬 수 있는 정책적 비전이나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야권끼리 이전투구도 실망감을 안겨주는 대목이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야권 연대·통합을 놓고 서로를 향해 연일 듣기 민망한 ‘설전’만 벌이는 등 감정싸움을 치닫고 있다.
제3세력으로 관심을 끌었던 국민의당 또한 야권연대를 거부하는 안 공동대표와 야권연대를 바라는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의원이 대립하면서 분당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남은 공천결과는 각 당의 총선 대진표를 완성하는 동시에 또 한 번 각 당별 내홍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각각의 텃밭인 강남과 대구, 광주 등 공천 명단을 13일 현재까지 정하지 않고 있다.
여당은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과 대구 공천 명단을 쉬쉬하고 있으며, 더민주는 양향자 후보를 광주서을에 전략공천했고 광주북을의 이남재, 이형석 후보의 경선만 결정한 상태다.
현재까지 공천결과, 새누리당은 ‘경선’, 더민주는 ‘단수’추천이 지배적인 상태다. 새누리당은 이날 20곳 경선 결과, 현역 박성호(경남 창원), 윤명희(경기 이천)이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더민주는 컷오프 된 정청래(서울 마포을), 윤후덕(파주갑),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 등이 재심을 청구하는 등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14일 추가 공천발표를 예고하고 있어, 경선이 마무리되는 이번 주말께 여야 대진표가 완성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