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12일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3국에서 바둑 컴퓨터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지난 10년간 최고의 바둑 기사로 꼽혀온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세 번째 승리를 거두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승리했다.
백돌을 잡은 알파고는 176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2시간의 제한시간을 모두 사용한 후 2차례의 초읽기를 사용했고, 알파고는 제한시간을 8분 31초를 남겼다.
그러나 패싸움 끝에 결국 알파고가 우세를 점하며 대국에서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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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최종 매치 스코어가 결정되는 5국까지 계속된다. 다음 대국인 4국은 13일, 마지막 대국인 5국은 15일에 열린다.
이번 대국에서 영어 해설을 맡은 프로 바둑기사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은 3국 결과에 대해 “이세돌 9단이 컴퓨터의 약점을 찾기 위해 1국, 2국에서 본연의 기풍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국을 진행했으며, 강한 초반 운영과 끝내기 패싸움의 복잡한 수를 보여주는 등 본연의 기풍대로 바둑을 뒀다"고 평가했다.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에 져서 아쉽지만 놀라운 경험이었고,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세 판을 졌기 때문에 승패는 갈렸지만 남은 4, 5국은 심리적인 부담감을 덜어내고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세돌 9단의 천재성과 그간 과학 혁신을 위해 힘쓴 많은 이들의 노력 모두 인류의 놀라운 성취이며, 당연히 축하받아 마땅하다. 너무나 놀랍고 솔직히 할 말을 잃었다”며, “이세돌 9단은 컴퓨터 연산을 통해 수 만 가지의 가능한 수를 평가하는 알파고에 맞서, 두뇌의 힘만으로 접전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 세 번의 경기에서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한계점까지 밀어부쳤다. 일생의 꿈이자 인공지능 분야의 큰 도전 과제였던 이번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어 정말 감격적"이라며 "앞으로 게임을 넘어 사회가 당면한 거대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를 이해하려면 앞으로 수 년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국장을 찾은 구글의 공동창립자이자 알파벳 사장인 세르게이 브린은 “바둑은 아름다운 게임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바둑의 아름다움을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경이롭다. 이세돌 9단과 딥마인드 팀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승리함에 따라 구글 딥마인드는 100만 달러의 상금을 전액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