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내정자는 지난해 LIG손해보험에서 KB손해보험으로 바뀐 회사의 신임 CEO로서 'KB화'라는 임무를 맡고 있다. 삼성투신운용, 삼성증권을 거쳐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을 역임했던 김용범 사장 역시 빅3 진입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 KB화의 주역,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내정자
양종희 KB손해보험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28일 대표이사 사장직에 내정된 뒤 이번달에 정식 취임한다.
양 내정자가 전략기획담당 상무 시절이던 2013년 12월, 시장에 LIG손보가 매물로 나왔다. 당시 KB금융은 연이은 인수합병 실패로 사기가 저하되고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악재에도 직면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인수를 총괄했던 양 내정자는 경쟁사를 따돌리고 우선협상권을 획득해 KB금융지주에 LIG손보를 안겨줬다.
금융업계는 이러한 성과가 윤종규 회장의 신뢰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노하우는 KB손보가 올해 KB금융지주의 계열사로서 좀더 확고한 기반을 다지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양 내정자는 올해 경영목표를 '지속이익 창출 기반 마련 및 핵심부문 경쟁력 개선'으로 설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KB손해보험의 비전인 '고객선호도 1위 보험사'에 한층 더 다가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췄다.
비즈니스 라인별로 핵심 역량을 지속 개발해 수익을 확대 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말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방안' 발표에 따라 규제 변화와 함께 상품 관련 역량이 큰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 구원투수,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은 '구원투수'다. 취임 후 지난 1년간 메리츠화재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던 메리츠화재의 실적 부진을 타개하는 데 성공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수치로 나타났다.
사실 메리츠화재는 2011년 이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지난 2014년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4% 감소한 1566억 원, 당기순이익은 14% 감소한 1149억 원을 기록했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수익성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2013년 90.7%에서 지난해 94.8%로 상승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도 116.4%를 나타냈다. 합산비율이 100%를 넘어가면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보험금 및 사업비로 나간 금액이 더 많아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김 사장 취임 후 메리츠화재의 실적은 180도 개선됐다. 메리츠종금증권 재직 당시 최악의 업황 속에서도 지점 통폐합 등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김 사장의 경영능력이 메리츠화재 사장 부임 이후 1년도 안돼 빛을 발휘한 셈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보험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이익인 2222억원(연결)을 달성했다. 과거 최대실적 2175억원(연결·2011년)을 넘어선 기록이다. 내실강화에 극도로 집중한 전략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효율적인 사업비, 수익성 중심의 영업, 성과주의 업무 문화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로 인해 김사장은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보수적이라는 보험업계에 기존 형식과 틀을 깨는 개혁의 바람을 몰고 왔다는 평이다.
실제로 문서작성을 80% 이상 줄이고, 원칙적으로 대면결재를 금지하며 업무의 집중도를 높여 정시퇴근을 통한 직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6시 반이면 업무시스템을 강제로 셧다운 시키고, 사전에 승인받지 않은 야근 적발시에는 해당 부서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차별화'와 '사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남과 다른 방식으로 고민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고 과감하게 시행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