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범기업, 한국 법정서 근로정신대 배상 책임 부인

2016-03-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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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 2차 세계대전 중 한국 소녀를 강제동원해 군수공장 등에서 혹사시킨 일본 전범기업이 한국 법정에서 배상 책임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이정민 부장판사)는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5명이 일본 후지코시(不二越)사를 상대로 낸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기일을 9일 열었다.

후지코시 측은 "소송의 증거나 쟁점이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재판 관할은 일본에 있다"며 한국 법정에서 심리가 진행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말했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주장하는 손해배상 청구권도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소멸됐으며 그렇지 않다해도 이미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후지코시 측은 주장했다.

1928년 설립된 기계·부품회사 후지코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인 소녀 1000여명을 강제로 끌고 가 밤낮없이 군수물자와 병기를 만들게 했다.
피해 소녀는 대부분 13∼15세에 불과했다. 심지어 10세도 있었다.

재판부는 5월11일 다음 기일을 열고 할머니들의 피해 입증 방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다른 근로정신대 피해자 13명과 유족 등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인당 8000만원∼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유사소송은 전국에서 10여 건이 진행 중이다. 승소 판결도 여럿 나왔지만 일본 기업이 실제로 배상한 사례는 아직 없다.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일본에서 집행판결을 다시 받는 등 실제 배상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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