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윤상현 전화받은 사람 밝혀내야… 이래선 선거 못 치러"

▲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대표에 대한 막말 녹취록 파문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이재오 최고위원의 발언에 미소짓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에서 청와대 정무특보를 역임했던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을 두고, 비박(비박근혜)계의 맏형 격인 이재오 의원은 9일 "이래선 선거를 못 치른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한 언론은 공천 살생부 파문 당시 윤 의원이 전화통화로 누군가에게 '김무성이를 죽여버려야지, 솎아내' 등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비난한 녹취록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의원은 "사적인 대화는 넘어가도 된다, 문제는 대화의 내용에 있는 것"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실세가 죽여버려라, 솎아내라 하는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천은 제대로 하겠나"라며 "전화 받은 사람이 누군지 밝혀내야 하고, 그 사람이 전화를 받은 이후에 어떻게 공천에 관여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밝혀지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리 실세고 권력을 한손에 쥐고 있다고 해도 어떻게 김 대표를 죽여버려라, 전부 솎아내라 이렇게 말할 수 있나"라며 "전화 받은 사람은 공관위원이거나 공관위원들에게 오더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거 때는 하룻밤 자고 나면 누구 죽인다 하는 얘기가 돌기 마련"이라면서도 "그런데 전화 한통으로 죽여버린다고 하는 것은 그런 수준을 넘었지 않나, 세상에 이런 실세가 있을 수 있나"라며 한탄했다. "당에선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의원은 "(윤 의원이 김 대표에게) 사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면서 "문제는 선거를 앞두고 당이 어떻게 이기느냐다, 그러려면 한 석이라도 건져야 하는데 당선될 사람을 공천해야지 친박, 비박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은 "의원총회 소집할 단계까지 가면 당이 심각해진다"면서 "의총을 열기 전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건 내용 자체만 본다면 완전히 공천 지침을 하달하는 것 아닌가"라며 "공관위원도, 최고위원도 아닌 사람이 내일부터 공략하라, 누굴 빼라, 다 죽여라 이건 엄청난 일이다, 당으로 봐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