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액면분할에 나선 25개사(코스피 9개사·코스닥 16개사) 가운데 76%(19개사)가 액면분할 이후 일평균 주가가 상승했다. 평균 주가상승률은 90.1%에 이른다.
거래량과 거래대금, 시가총액 같은 내·외형도 모두 커졌다. 평균 거래량이 4313%, 평균 거래대금 1121%, 시가총액은 97% 증가했다.
애초 거래소는 액면분할이 투자 진입장벽을 낮춰 유동성을 높여주고, 배당 기회를 늘려줄 것으로 봤다.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거래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상장사를 상대로 액면분할을 꾸준히 권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50만원을 넘었던 고가주는 액분 이후 개인투자자거래량 비중이 22.6%에서 41.3%로 늘었다. 주가 하향 조정으로 투자 접근성이 개선된 결과다.
아모레퍼시픽은 액분 전 400만원에 맞먹었던 주가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후 가장 큰 수혜를 봤다.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21.7%에서 42.2%로 20%포인트 넘게 뛰었고, 평균 거래량은 1400%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효과가 입증되면서 다른 고가주도 액분에 속속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액면가 5000원짜리인 초고가주 가운데 롯데제과가 7일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주가는 액분 기대감에 8일 256만5000원까지 뛰어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현재 남은 황제주로는 삼성전자와 롯데칠성, 오뚜기, 태광산업, 영풍, 오리온, 남양유업, 롯데푸드, KCC 등이 꼽힌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액면분할은 기업의 마케팅 효과도 있다"며 "예를 들어 액분으로 늘어난 롯데제과 소액주주들은 이 회사 상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향후 거래소는 환산 주가를 도입해 주식의 진짜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특히 주총 특별결의를 요하는 액분 절차를 간소화하고, 무액면주식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