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스페인 등 유럽산 돼지고기 한국식탁 점령

2016-03-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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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체 수입량의 절반 차지

국내 수입산 돼지고기 국가별 비중[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유럽산 돼지고기의 국내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산 돼지고기의 주 수출국인 러시아가 '유럽연합(EU)산 농축산물 금수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EU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완전 개방에 가까운 한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가 발표한 'NH 축경 포커스'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35만7923t으로 평년(22만3972t)보다 60%나 증가했다. 수입은 주로 유럽연합 국가와 미국에서 늘었다.

독일산 및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은 평년 대비 각각 204%, 557% 늘었고 미국산은 48% 증가했다. 독일과 스페인 두 나라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평년(12%)보다 17%포인트 증가한 29%로 높았다. 

수입 돼지고기의 국가별 비중은 EU가 49.6%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미국 36.1%, 칠레 7.4%, 캐나다 4.7%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 부위별로 보면 삼겹살이 42%로 가장 많고 앞다리 41%, 목심 10% 순이다. 수입량의 95%는 냉동육이다. 

유럽산 돼기고기 수입이 증가한 이유는 2014년 8월부터 유지되고 있는 러시아의 'EU산 농축산물 금수조치'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당초 발표한 금수조치 기간은 1년이었지만 러시아는 1년간 더 연장하기로 결정, 올해 8월까지 유예됐다. 또 2014년 1월 EU의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서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 콜레라로 러시아에서 그 해 2월부터 유럽 전역의 돼지고기와 돈육가공품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EU산 돼지고기 수출시장의 약 24%를 차지하던 러시아의 금수조치 후 EU 양돈 강국들은 러시아를 대체할 돼지고기 수출시장으로 한국과 중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금수조치 전 EU산 돼지고기 수출시장의 6%를 차지하던 한국 비중은 지난해 11%로 증가하면서 중국(29%), 일본(17%)에 이어 3번째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다

FTA 효과도 한몫했다. 양돈 강국들과 FTA를 맺은 후 매년 관세율이 떨어져 돼지고기 수입 장벽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냉동 삼겹살 관세율의 경우 유럽연합산은 2013년 20.4%에서 올해 13.6%로 매년 2.3%씩 떨어지고 있다. 미국과 칠레산은 2014년 이후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

돼지고기 수출국의 생산과 수출여력이 늘어난 이유도 있다. 지육생산 증가율은 칠레가 7.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 7.3%, EU 4.7%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2014년에 유행하던 돼지설사병(PED)이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이 늘면서 수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돼지고기 수출은 전년대비 칠레가 9.8%, 미국 1.7%, EU 8.8%씩 늘었다. 

황명철 축산경제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돼지고기 수입 증가는 국제정치와 해외 전염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러시아 금수조치 등 국제적 돌발사태 등 정치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돼지고기의 수급안정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산 돼지고기 도축마릿수는 1590만 7000마리로 전년 1568만 6000마리에서 22만두 이상 늘었다. 사육두수도 10만두 증가한 1018만7000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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