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와 발성법. 전 세계 문화인들을 매료시켰고 지금도 그러한 명작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자연스럽게 표현한 이들은 금천구의 고교생들이었다. 그것도 공연이 펼쳐진 2시간 내내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말이다.
지난 4일 오후 7시 금천구청 금나래 아트홀에선 '제3기 금천 청소년 영어 뮤지컬 레미제라블'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본격적인 공연 시작 전부터 500석이 넘는 자리가 관객들로 꽉 채워졌고 이날 차성수 금천구청장도 함께 자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객석은 어둠이 짙게 깔렸고 무대 위에는 화려한 조명 빛과 함께 금천구 관내 청소년 출연진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절제된 동작과 코믹한 연기 게다가 자연스러운 영어 대사까지 일반 고교생들이 만들어 낸 뮤지컬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번 공연을 위해선 100여 명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연습에 몰두했다. 겨울방학 동안에도 영어 대본 숙지, 뮤지컬 연기, 안무, 발성 기초과정 등을 이수했다. 이달 6일까지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된 뮤지컬 '레미제라블' 한국어 공연 주최사인 ㈜레미제라블코리아와 제작사 ㈜KCMI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한층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1월 20일 청소년 배우들은 제작사의 초청으로 실제 '레미제라블' 출연 배우와 기술 감독을 만나는 등 무대 견학을 통해 이해를 넓힌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판틴役을 맡은 국립전통예고 2학년 안윤지 양은 "뮤지컬의 모든 대사가 영어였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공연에 출연했던 모든 고교생들이 일반 학생들로 구성됐고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진 못했지만 연출진이 어눌한 발음을 잡아주고 우리는 방과 후 열심히 대사를 외웠다"고 말했다.
한편 금천구는 4월 중 제4기 금천 청소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스쿨 단원을 모집한다. 관내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단 학교장 추천이 필요하다. 교육방법은 영어교육(20시간), 기초 뮤지컬교육(30시간), 작품 연습(8시간)으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