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우리가 바다를 알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우리의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재직시절 일찌감치 바다가 인류의 마지막 보물창고라는 부분을 인식했다. 바다가 무너지면 인류의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양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해양영토가 육지면적의 4.5배에 달하는 천혜의 해양국가인 셈이다. 해양환경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대다.
장만 해양환경관리공단(KOEM) 이사장은 해양환경에 대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안다. 약 30년간 해양환경 분야에서 수많은 연구와 노하우를 갖췄다. 해양 환경이야말로 미래에 가장 필요한 부분임을 강조한다.
장 이사장은 “우리의 미래는 무한한 자원과 가능성을 품고 있는 해양 환경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단은 신사업 발굴 및 연구개발에 보다 힘써 해양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유일의 해양환경 전문기관…경제적 가치도 높인다
KOEM은 국내 유일의 해양 환경 전문기관이다. 환경관리공단 등 환경 관련 기관은 많지만 해양 환경을 연구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은 KOEM에서 모두 수행한다.
그동안 해양 연구에 집중한 탓에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KOEM에서 활동하는 영역과 사업은 상당히 광범위하다. 장만 이사장은 지난해 공단 취임 후 연구, 교육 위주의 공단 업무를 경제분야로 넓혀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공단은 해운, 항만, 수산, 관광 등 각종 해양산업 기반인 해양환경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가꾸기 위해 해양환경 보전 및 개선, 해양오염 방제, 교육, 연구, 국제협력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KOEM은 전신인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 유류오염 방제 노하우와 인프라를 계승한 재난대응 기관으로 출발했다. 지난 2007년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에 조기 대응해 피해 확산을 최소화했고 2011년에는 포항 앞바다에 23년간 침몰해 있던 경신호 잔존유 634㎘를 신기술로 완벽히 제거해 대규모 해양오염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전국 어촌계 중 오염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 10곳을 선정해 어촌계 방제대응센터를 설치·운영하며 방제 체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이와 함께 방제장비 및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사업으로 자갈세척기와 유회수기 등 개발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현재 울릉도를 포함한 24곳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하며 해양환경 보전과 대국민 인식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며 “해양환경 전문 조사선인 아라미 3척을 동‧서‧남해 바다 삼면에 각각 배치함으로써 과학적인 해양수질 조사‧분석을 빈틈없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량번식을 통해 해양생태계와 서식지를 교란하는 유해해양생물 보름달물해파리를 유생단계에서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해파리 폴립제거 사업을 추진하고 해양생태계 기본조사 및 연안습지 기초조사로 생물다양성 보전과 해양생태계 복원에 앞장서는 등 우리나라 해양생태계 보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단 사업의 대중화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 KOEM이 추진 중인 독도 해양쓰레기 수거사업은 대국민 홍보에도 톡톡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해양부유쓰레기 수거사업을 일반인에게 알리는데 독도는 최고의 아이템이자 지속사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독도 해양쓰레기 실태조사 및 수거·처리 사업, 장생포 및 행암만 정화사업 등을 수행함으로써 국민에게 쾌적한 해양환경을 제공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날 청정해역 유지의 주역으로 자리 잡은 해상부유쓰레기 수거 사업과 청항폐유 사업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단은 전국 12개 주요항에 청항선 19척을 상시 배치해 해양부유 쓰레기를 수거하고 오염 물질을 수거·처리하는 등 해양 환경 개선을 책임지고 있다”며 “해양환경 분야에서 처음으로 환경부 해양환경 교육 프로그램 인증을 받아 국가 교육기부 인증기관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끊임없는 공단의 진화…해양환경기술 세계화
KOEM은 장 이사장 취임 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해양환경기술의 세계화다. 연구와 교육 위주의 공단 역할을 확대해 사업의 다변화로 공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각국 방제전문기관인 COES(중국), MDPC(일본), OSR(영국), SMIT(네덜란드), CEDRE(프랑스)와 사업 연계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DONRE(베트남 자연자원환경국)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베트남 석장 연안생태계 및 수질 연구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 동아시아 해양회의에 참가해 국제워크숍을 주최하고 전시관을 운영하는 등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일자리 창출도 장 이사장이 추진하는 역점 사업이다. 올해 도입되는 ‘자유학기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해양환경 교육 관련 4개 활동 분야에서 21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부산 해양환경교육원 및 전국 12개 소속기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다에서 꿈과 끼를 찾아주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지난해 ‘배려, 소통, 화합으로 도약하는 Jumping KOEM’라는 새로운 경영방침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한 결과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 안전경영대상, 대한민국 세종대왕 나눔 봉사 대상, 올해의 경영혁신 기업상, 대한민국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 등을 수상했다”며 “대한민국 경제리더 및 공직복무관리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대외적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30년 노하우 미래가치 찾는데 몰두하겠다”
장 이사장은 오랫동안 바다와 함께하며 항상 바다와 가깝게 살아왔다. 지난 1978년 당시 진해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30여년 넘게 해양생물, 연안생태, 적조 등 해양환경 변화의 중요 문제들과 씨름해왔다.
KOEM은 그의 30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다의 미래가치를 찾아내기 위한 마지막 교두보다. KOEM의 뿌리를 튼튼히 해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게 장 이사장의 바램이다.
장 이사장은 취임 후 기업문화를 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권위와 명령을 앞세우는 네거티브 리더십을 과감히 버리고 배려와 소통, 화합을 강조하는 포지티브 리더십을 선택했다.
그는 “오늘날과 같은 융‧복합 시대에는 소통과 배려, 화합과 같은 가족적인 기업문화에서 새로운 경쟁력이 나올 수 있다”며 “조직 구성원 간 작은 배려를 통해 수평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화합의 힘을 발휘해야만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확신했다.
취임 후 모든 부서와 돌아가며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12개 소속기관에 방문하는 등 실무자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장 이사장의 경영 철학과 상통한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소통의 물꼬를 틔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에 본사 전 부서를 순회하며 직원 이야기를 듣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초콜릿을 공단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에게 직접 선물하는 깜짝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배려, 소통, 화합을 중심으로 따뜻하고 가족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작은 실천인 셈이다.
모든 업무 수행에 있어 청렴함을 우선으로 하는 것도 장 이사장의 리더십 중 하나다. 청렴함은 조직 생존과 발전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윤리 경영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요소이며 기업 윤리를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해양의 미래가치를 창조하고자 하는 KOEM 목표도 허무한 외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장 이사장의 노력으로 KOEM은 지난해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공직복무관리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는 영예를 안았다. 2년 연속 기관표창이라는 쾌거다.
그는 "이런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외부 요구와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선제적으로 반부패 시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공단 가족 모두의 관심 속에 청렴 의식 확산이 지속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이사장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도약하는데 KOEM이 중심이 되도록 발전시키는 것이 임기 중 추진할 최대 과제로 꼽았다.
그는 “어느덧 취임 2년차가 돼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싶다”며 “이를 위해 해양환경 측정분석센터 설계 및 착공 등 해양환경관리를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노후 방제장비를 교체하는 등 공공성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사업 발굴 및 연구 개발에 힘써 해양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국제협력 사업 분야에서도 한‧중 황해 공동조사 확대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활발히 추진해나가는 등 해외활동 사업 다각화를 도모해 세계 속의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장만 이사장은
1954년 출생, 연세대대 생물학, 서울대 대대원 해양학 석박사,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안생태연구실장,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정책본부장, 한국유해조류연구회 부회장, 과학기술대학교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