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 LG화학 오창 공장을 가보니

2016-03-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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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오창공장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이거 우리가 만들면 안되겠나?. 만들기 어렵다고?. 그렇다면 더 잘 됐소.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해야지.”

연암 구인회 LG창업회장은 변화의 바람에 맞서기보다, 바람에 맞는 돛을 달고 더 큰 바다로 향하는 전략을 내세우며 지금의 LG그룹을 일궈냈다. LG화학은 그런 구 회장의 도전정신과 실험정신 등 경영철학이 집대성된 곳이다.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인 충북 청주시 오창 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LG화학 오창1공장에서는 전력량 기준, 하루에 쏘나타 HEV(하이브리드) 1만대에 탑재가 가능한 배터리 셀이 생산된다. 연간 생산기준 5000만셀로, 2009년 가동 당시 생산규모인 850만셀보다 6배 가까이 늘었다.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분야 매출은 올해 1조2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사업초기 600억원보다 2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국내 및 북미, 유럽 등 전세계 모든 지역으로 공급된다. 

이날 방문한 전기차 배터리 조립 생산라인은 전 부문이 자동화설비로 이뤄져 조용했다. 다만 기계가 내는 소음만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느라 쉴새없이 돌아간다는 것을 대변하는 듯 했다.

공장안내를 맡은 전병희 조립1팀장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정에 대해 “전극, 조립, 활성화 등 세개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전극공정은 배터리의 양극, 음극을 만들고 △조립공정은 전극, 분리막을 쌓아서 말아 알루미늄 시트로 포장하는 공정이다. 끝으로 △활성화 공정은 배터리를 충·방전하고, 숙성시켜 배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생산중인 배터리들은 ‘파우치(pouch)’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전 팀장은 이로 인해 안전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이는 배터리가 금속형 캔(CAN)에 담길 경우 폭발위험성이 높은 반면, 비닐로 된 파우치 형태로 제작되면 폭발 이전에 틈이 벌어져 내부 용매를 밖으로 배출시켜 위험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파우치 형태의 특징은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LG화학은 2000년대 일본기업이 전기차용으로 니켈수소전지에 집중할 때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공가능성을 예상했다. 국내 및 미국에 연구법인을 설립하는 등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이 분야의 기술력을 꾸준히 확보해 왔다.

그 결과 전극을 쌓고 접는 형태로 에너지 밀도를 높인 ‘스택 앤 폴딩(Stack & Folding)’ 제조 기술 및 분리막을 세라믹 소재로 코팅해 안전성을 높인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Safety Reinforced Separator)’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중재 LG화학 자동차전지 생산센터장(상무)은 “LG화학은 전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한 화학기반의 회사로, 자체적으로 소재를 생산해 내재화할 수 있는 등 원가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결국 안전성, 성능, 원가 경쟁력 등 전기차 배터리가 갖춰야할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해 전세계에서 운행 중인 친환경차량이 50만대를 넘어섰지만, 한번도 필드 이슈(Field Issue)가 발생하지 않는 등 품질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해외 현지 공장 건설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2012년 미국 홀랜드, 2015년 중국 남경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하며,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고성능 순수 전기차(32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기준 연간 18만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준 65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전기차시장 선점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6조4000억원에서 2020년 18조8000억원으로 3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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