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 오창공장 연구원들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이거 우리가 만들면 안되겠나?. 만들기 어렵다고?. 그렇다면 더 잘 됐소.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해야지.”
연암 구인회 LG창업회장은 변화의 바람에 맞서기보다, 바람에 맞는 돛을 달고 더 큰 바다로 향하는 전략을 내세우며 지금의 LG그룹을 일궈냈다. LG화학은 그런 구 회장의 도전정신과 실험정신 등 경영철학이 집대성된 곳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분야 매출은 올해 1조2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사업초기 600억원보다 2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국내 및 북미, 유럽 등 전세계 모든 지역으로 공급된다.
이날 방문한 전기차 배터리 조립 생산라인은 전 부문이 자동화설비로 이뤄져 조용했다. 다만 기계가 내는 소음만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느라 쉴새없이 돌아간다는 것을 대변하는 듯 했다.
공장안내를 맡은 전병희 조립1팀장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정에 대해 “전극, 조립, 활성화 등 세개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전극공정은 배터리의 양극, 음극을 만들고 △조립공정은 전극, 분리막을 쌓아서 말아 알루미늄 시트로 포장하는 공정이다. 끝으로 △활성화 공정은 배터리를 충·방전하고, 숙성시켜 배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생산중인 배터리들은 ‘파우치(pouch)’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전 팀장은 이로 인해 안전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이는 배터리가 금속형 캔(CAN)에 담길 경우 폭발위험성이 높은 반면, 비닐로 된 파우치 형태로 제작되면 폭발 이전에 틈이 벌어져 내부 용매를 밖으로 배출시켜 위험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파우치 형태의 특징은 차량 디자인에 맞춰 적용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LG화학은 2000년대 일본기업이 전기차용으로 니켈수소전지에 집중할 때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공가능성을 예상했다. 국내 및 미국에 연구법인을 설립하는 등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이 분야의 기술력을 꾸준히 확보해 왔다.
그 결과 전극을 쌓고 접는 형태로 에너지 밀도를 높인 ‘스택 앤 폴딩(Stack & Folding)’ 제조 기술 및 분리막을 세라믹 소재로 코팅해 안전성을 높인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Safety Reinforced Separator)’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중재 LG화학 자동차전지 생산센터장(상무)은 “LG화학은 전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한 화학기반의 회사로, 자체적으로 소재를 생산해 내재화할 수 있는 등 원가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결국 안전성, 성능, 원가 경쟁력 등 전기차 배터리가 갖춰야할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해 전세계에서 운행 중인 친환경차량이 50만대를 넘어섰지만, 한번도 필드 이슈(Field Issue)가 발생하지 않는 등 품질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해외 현지 공장 건설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2012년 미국 홀랜드, 2015년 중국 남경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하며,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고성능 순수 전기차(32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기준 연간 18만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준 65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전기차시장 선점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6조4000억원에서 2020년 18조8000억원으로 3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