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자유무역협정(FTA)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은 전 세계 73개국의 FTA 추진 동향을 분석해 6일 발표한 ‘주요국 2015년 FTA 추진 현황과 2016년 전망’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주요국의 FTA 수출 비중이 세계 수출의 절반을 상회했으며, 아태지역이 FTA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발효된 11건의 FTA 중 아태지역 국가 간 FTA가 7건에 달했으며, 아태지역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지난 2월 서명을 완료해 각국의 국내 비준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처럼 아태지역에서 무르익고 있는 FTA 논의에 힘입어 양자·지역 간 무역협정이 여전히 세계 무역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세계 총 수출에서 주요국의 FTA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50.1%를 기록했으며 향후 TPP를 포함해 서명을 마친 FTA가 모두 발효될 경우 이 비중은 53.2%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다자간 무역협정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지속여부를 두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대립하는 가운데 TPP가 타결되어 향후 WTO 다자체제의 추진력은 약화된 반면, 아태지역이 주도하는 메가 FTA를 중심으로 FTA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도 메가 FTA를 중심으로 재편될 아태지역의 경제통합 질서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한·아세안 FTA,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등 기 체결한 FTA에 대한 업그레이드 협상을 통해 기존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시장 개방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미 주변국인 일본은 TPP를 타결하고 EU와의 FTA를 추진 중이며, 베트남도 지난해에만 TPP, 유럽연합(EU),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타결에 성공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정혜선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향후 세계 통상질서의 변화는 아태지역의 메가 FTA가 주도할 것”이라면서, “TPP 회원국의 비준 동향과 협정문을 면밀히 검토해 가입 로드맵을 마련하는 한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의 개방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협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