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견조한 정제마진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손실 부담 완화, 소비까지 늘면서 정유업체들의 실적은 올해도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의 실적과 밀접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2월 둘째 주 평균 가격은 1배럴당 7.5달러로 1월 평균인 9.9달러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이 베럴당 4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본전의 두배에 가까운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국내 정유 4개사는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총 4조79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회사별로는 SK이노베이션이 1조9803억원,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각각 1조3055억원과 8775억원, 현대오일뱅크 6293억원 등이다.
견조한 소비도 긍정적이다. 1월 휘발유 소비량은 2개월만에 증가한 651만1000베럴로 작년 12월의 644만베럴 대비 크게 늘었다. 또 경유는 1월 기준 1353만2000베럴로 전달(1407만400베럴) 대비 하락했으나, 11월 1325만200베럴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중인 국제유가도 정유사들의 재고손실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달 28~29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두바이유 가격은 3월 2일 기준 31.95달러를 기록하며, 32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4.5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36.9달러를 기록하며 동반 상승중이다.
재고손실은 원유 수입부터 정제 후 판매까지 시차가 있어 유가가 하락할 경우 정유사들은 비축중인 원유 가격을 하락한 만큼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 다만 싼 가격에 원유를 수입한 상태에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이는 오히려 반대다. 유가 1달러 하락으로 국내 정유 4개사가 받는 재고평가 손실은 총 65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긍정적인 요소들로 인해 올해 국내 정유사들의 영업환경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2016년 국제유가 전망은 2015년과 유사한 베럴당 50달러 전후의 약세가 거의 압도적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정제업의 수급은 양호하다”면서 “산유국들의 과당 경쟁은 유가에 영향을 미칠 뿐, 석유제품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상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의 등락폭이 큰 만큼 언제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설지 모르는 상황이라 안심하긴 어렵다”면서 “국제유가 역시 변동성이 큰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