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21세기 축산에 맞는 과감한 투자로 고객의 편의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1차 판매형태의 가격경쟁 유통에서 탈피해 축산의 새로운 시장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변성보 한라산그린포크 대표(46)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5년 동안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제주 축산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라산그린포크는 제주도 내 돼지고기 유통시장의 약 25% 차지하고 있으며, 말고기 시장은 9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3년 동안에는 2차 가공식품들의 선전에 힘입어 매년 30%가 넘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창업의 시작은 우연찮은 계기였다. 27세 때 양돈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친형의 일을 도우면서 축산물 가공업에 발을 딛게 됐다.
2012년부터 시작해 ‘히트상품’이 된 말고기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마라톤, 등산, 배드민턴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던 변 대표가 무릎을 다치면서 치료 보조제를 찾던 가운데 주변에서 말뼈의 효능을 전해 듣고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말뼈가 좋다고 해서 무작정 구입해 먹었는데 성분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아 그냥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곧바로 식품가공 허가를 맡고 기계를 사서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국내 말고기 시장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를 마친 뒤 말육포, 말엑기스, 말뼈환, 말가루(키로마), 말소세지, 말곰탕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제주도뿐만 아니라 국내 축산물 가공업은 2010년 구제역 파동 이후 수출길이 꽉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변 대표는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형성돼 있는 실정”이라며 “축산물 업체 간의 과당 경쟁으로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라산그린포크는 국내시장 포화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제주도 내 직영매장 확대와 대형마트 입점 등 유통 판로 확보에 주력하며 위기를 돌파해 나갔다.
올해부터는 제주테크노파크에 연구소를 개설,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첨부터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한 번에 한 계단씩 오를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차근차근 회사를 성장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제주방언으로 텃밭을 뜻하는 ‘우영밭’이라는 고유 브랜드를 앞세워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돼지고기 대신해 말고기를 중국과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변 대표는 “말사육 농가와 협업, 지속적인 품질관리로 식용에 적합한 말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서 “안정된 돼지고기 유통 사업 바탕으로 2차 가공식품의 비중을 높이는 등 시장의 한계성을 벗어나기 위해 끈임 없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