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2015년 4분기 가계신용' 자료를 보면 대출과 카드빚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이 1207조원에 달했다. 전분기 말 1165조9000억원보다 4% 가까이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1조7000억원이 늘었다. 이를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으로 환산하면 국민 1인당 2400만원에 이르는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하게 된 것은 주택대출이 늘어난 탓이다. 정부가 2월부터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등 관리에 나섰지만 아파트 분양계약 때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이 앞으로 입주 시까지 계속 집행되고 있다.
상당한 물량의 신규분양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향후 1~2년간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주택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하지만 이제는 시장의 환경이 변했다. 과거만큼 주택가격의 상승폭이 크지 않고, 양도세와 보유세, 건강보험료 등의 비용을 감안하면 투자메리트는 크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집'에 대한 집착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큰 걸림 돌이 되고 있다. 집을 보유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시기와 방법의 문제가 달라져야 한다.
과거에는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사도 몇 년이 지나면 대출을 상환하고 자산이 생길 만큼 투자여건이 좋아 소위 레버리지 투자가 유효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방법을 활용하면 집에 발목이 잡혀 저축할 돈이 없게 된다. 저축을 못하니 당연히 자산은 늘어갈 수가 없고 여기에 금리까지 인상되면 박씨처럼 손해보고 집을 팔아 자산을 까먹는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따라서 주택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재테크에 실패하고 장기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주택은 필요자금의 70% 이상이 만들어 진 후 핵심지역에 경매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그때까지는 목돈마련에 집중하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우리도 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은행에서 거치기간을 줄여 대출부담이 커지면 주택가격은 하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하락분은 고스란히 내가 애써 모은 내 돈이다.
따라서 높아지는 전셋값에 겁먹고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 전세를 연장하거나 주택구입에 나서는 것은 그 동안 모아놓은 내 돈을 까먹기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서둘러 집을 사지 말고 시장의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핵심지역의 중소형아파트를 마련하는 계획을 세워 준비해 나가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비핵심지역의 주택은 처분하고 전세도 월세로 바꿔 대출부담을 줄이고, 월세전환을 통해 저축여력을 만들어 자산을 불려나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향후 주택시장의 방향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장의 변화를 고려하면, 월세전환을 통해 대출부담을 줄이고 저축여력을 늘려나가야만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도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자산을 불려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