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회선 감청' 위헌여부 판단 없이 심판 종결(종합)

2016-02-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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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동재 기자 = 범죄 혐의자의 인터넷 이용을 실시간 감시하는 '패킷 감청'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됐으나 위헌 여부 판단이 내려지지 않고 심판 절차가 끝났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전직 교사인 고(故) 김형근씨가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7호, 제5조 2항, 제6조에 낸 헌법소원의 심판절차 종료를 선언했다. 이들 조항은 통신제한조치의 요건과 절차를 담고 있다.

심판절차 종료 선언은 청구인이 사망했거나 청구를 취하한 경우 내리는 결정이다. 헌법소원 대상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 점은 청구가 부적법할 때의 각하 결정과 같다.

김씨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패킷 감청 집행사실을 통보받고 2011년 3월 헌법소원을 냈으나 지난해 9월 간암으로 사망했다.

헌재는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기본권인 통신·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승계되거나 상속될 수 없으며 청구가 인용돼도 확정된 유죄 판결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패킷 감청은 인터넷 회선에서 오가는 전자신호(패킷)를 중간에서 빼내 컴퓨터 화면을 똑같이 복사하는 기술이다. 인터넷 검색과 메신저 대화, 파일 내려받기 등 모든 인터넷 이용을 감시할 수 있다.

현행법상 감청은 불법이기 때문에 범죄수사를 위해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형법상 내란·외환죄 등이 의심되는 사람에 한해 법원 허가를 받아 통신제한조치를 집행할 수 있다.

김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국정원의 추가수사 과정에서 패킷 감청을 당했다. 국정원은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김씨 명의로 가입된 인터넷 전용회선과 인터넷전화 통화내역을 감청했다.

김씨는 패킷 감청이 대상과 시기 등을 특정하지 않아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되고 통신의 자유, 사생활 비밀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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