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상품 출시를 앞두고 금융사들이 과도한 경품과 혜택을 통해 고객을 유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24일 서울 세종대로 금융위에서 열린 ISA 준비상황 점검회의에서 "ISA의 성공 여부는 높은 수익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는 것으로 수익률은 적당히 맞추고 유치 고객수나 점유율 같은 외형 경쟁에 치중하고자 하는 금융사가 있다면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KEB하나·KB국민·우리·신한·농협은행장, 대우·미래에셋·한투·현대·삼성증권 사장이 참석했다.
이처럼 임 위원장이 직접 나서 금융사들을 압박한 것은 시장 선점에 나선 은행과 증권사의 ISA 판매 경쟁이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ISA는 예금, 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이외에 펀드, 리츠,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개별 상품도 편입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위험이 있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상품을 판매할 때 투자자들에게 ISA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시켜야 한다. 각 금융회사에 일임형 ISA 고객을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초고위험 등 5단계로 분류하고 초저위험을 제외한 나머지 유형에 2개 이상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제시하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금융사들은 투자자 보호 조치에 신경쓰기보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만 치중하고 있는 점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승용차, 골드바, 세탁기, 여행상품권 등 최고 2000만원 상당의 경품이 내걸었다. 특히 상당수 금융회사는 직원 1인당 100개 이상 계좌를 유치하도록 할당량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임형 ISA를 취급하기 위해서는 금감원에 모델 포트폴리오를 사전에 보고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들은 이 과정을 생략한 채 고객들에게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위원장은 "대부분 회사가 3월 14일에 출시한다고 해서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출시일 맞추기에만 급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1인 1계좌라 선점 효과가 있겠지만 계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수익률이 최고 평가 기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ISA는 대다수 국민이 가입대상이고 세제혜택을 주는 상품인 만큼 투자자 보호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임직원이 ISA 제도를 잘 이해하고 관련 법령과 모범규준에서 정한 설명 의무를 준수해 투자권유에 임할 수 있도록 직원 교육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감독당국도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고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예방 대책을 마련해 출시를 전후해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면서 "특히 출시 이후 불완전 판매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금융위·금감원이 직접 미스테리 쇼핑, 불시 점검 등 현장 점검을 주기적으로 강도 높게 시행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