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대형마트에서 수입 과일 가격 안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철을 앞둔 수입과일이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닥친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작황 부진하고 최근 환율 상승까지 겹쳐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로 수입되는 바나나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필리핀의 경우,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산지 바나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산지 시세가 전년 대비 10% 이상 올랐다. 칠레산 수입포도도 이상강우로 상품성이 떨어지고 출하시기가 늦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해 산지 시세가 10%가량 올랐다.
반면, 수입과일에 대한 인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월별 이마트 매출에서 수입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4월이 가장 높고 3월이 두 번째다. 각각 전체 과일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열대 수입과일 소비량도 크게 뛰었다. 1995년 4.8㎏에 불과했던 소비량은 2014년 13.3㎏으로 뛰었다. 연평균 5.4%씩 늘어난 것이다.
이에 이마트는 제철을 앞두고 △직소싱 확대를 통한 유통단계 축소 △상품 패키지 간소화 △대체 산지 개발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수입과일 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5일부터 일주일 동안 바나나와 수입포도를 기존 판매가 대비 10% 할인해 선보이게 됐다. 필리핀산 고산지 바나나도 1.6㎏ 내외 1묶음당 4480원,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한 칠레산 청·적포도는 100g당 698원에 판매한다.
3월에 본격적으로 철이 시작되는 미국산 오렌지 역시 시세 상승 반영을 최소화해 선보일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국내 처음으로 칠레산 체리 판매에 나선다. 칠레산 체리는 국내 수입금지 품목이었지만 지난달 7일 검역기준이 완화되면서 이달부터 반입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수입 체리 물량 대부분을 차지하던 미국산은 5~8월 사이에만 구매할 수 있었다. 겨울에도 뉴질랜드산, 호주산 체리가 있지만 물량이 적고 가격도 미국산보다 20%가량 비쌌다. 반면 칠레산은 가격과 물량 모두 미국산에 견줄 만하다. 일교차 높은 칠레 고산지대에서 자라 단맛과 탄탄한 식감이 뛰어나 국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업체 측은 예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반입이 허용된 즉시 칠레 현지와 협의해 1월 선박을 띄워 국내 첫 물량을 들여와 오는 27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450g 팩당 799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