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신실크로드를 가다]한화첨단소재, 가격·품질 전천후 경쟁력

2016-02-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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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첨단소재 상하이 법인[사진=이재영 기자]

아주경제 이재영(상하이) 기자 =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기술은 물론, 가격, 판매전략, 기술안보 등 신경 쓸 게 많다. 특히 세계 시장의 축소판인 상하이시는 더욱 그렇다.

이곳에서 생존한 한국 기업은 전천후 경쟁력을 확보한 백전노장들이다. 한화첨단소재 상하이법인 역시 글로벌 및 로컬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경량화 신소재라는 틈새시장을 선점했다.

홍챠오 공항에서 차로 한시간 넘게 떨어진 중국 자딩 산업단지 내 한화첨단소재 상하이 법인이 소재한다.

위치도 외지지만, 주변에 온통 로컬 기업이나 해외 브랜드만 있어 한화 브랜드가 외로워 보인다. “현재 산단내 기업들은 이미 극심한 경쟁을 거쳐 한차례 생존한 기업들”이라는 현지 직원의 말을 들으니 더욱 그랬다.

전체 직원 180명 중 국내 본사 주재원도 단 4명뿐이다. 이들 소수 정예는 당연히 업무량이 많아 일손이 멈추지 않았다. 이직이 일반화된 현지 취업 풍토상 현지 직원과 관리업무를 분담하기가 쉽지 않다. 기술정보가 외부에 유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알짜 수익을 낸다. GMT(유리섬유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와 LWRT(저중량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 EPP(발포폴리프로필렌), SMC(시트 몰딩 컴파운드) 등 기술진입장벽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고 있어서다.

공장에 들어서 처음 접한 생산 단계는 가공작업이었다. 원재료는 한국에서 이미 만들어 보내진다. 원재료를 만드는 소재기술이 핵심이라 안보 차원에서 현지화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상하이 공장의 첫 공정은 원재료를 오븐에 투입해 가열하는 것이다. 이후 금형에 넣고 성형한 다음 GMT 제품형태를 완성, 변형 방지를 위해 냉각처리한다.

한화첨단소재 관계자는 “GMT는 30여년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인력이 유출될까 걱정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운송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원재료를 국내에서 가져다 쓴다”고 말했다.
 

한화첨단소재 상하이 공장 내부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만들고 있다.[사진=이재영 기자]

GMT는 한화첨단소재가 세계 시장 8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대체재가 부족한 만큼 한화첨단소재가 굳건히 자립할 수 있었다. 현지 유통망과 수주 확보 등을 위해 로컬 기업 합작 형태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지만, 한화는 이또한 기술 안보를 위해 독자 진출을 택했다.

한화첨단소재 관계자는 “GMT는 자동차 엔진보호 부위 경량화 소재 등으로 쓰여 소음을 차단하고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능도 한다”며 “철보다 반발력과 탄성이 높아 사고시 덜 파손되는 성능을 입증, 현대차가 미국 안전시험을 통과하는데 일조했다. 한국과 미국처럼 중국에도 보행자 보호법규가 생기면 사고피해를 줄여줄 수 있는 GMT의 사용처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WRT(저중량 강화 열가소성 플라스틱), EPP(발포폴리프로필렌)는 최근 현지 업체의 성장이 위협적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상황에서 상하이 공장은 공정 자동화율을 높이고 설계, 테스트 작업을 보강해 현지 고객사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화첨단소재 북경 공장 등과 달리 이 곳은 주요 고객사인 현대·기아차 공장과의 거리가 멀어 다른 거래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급성장하는 길리나 JAC 등 로컬 브랜드에 대한 수주도 다수 확보했다.

한화첨단소재 관계자는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며 “로컬 브랜드의 니즈를 고려하면, 경량화 기술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도 놓칠 수 없다. 가장 싸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자는 게 중국 시장 공략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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