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신실크로드를 가다]중국, 전기차 돌풍… 기로에 선 한국 기업

2016-02-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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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 모델.[사진=이재영 기자]

아주경제 이재영(상하이) 기자 =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스마트폰 산업의 성공처럼 전기차도 자국 산업의 부흥을 노린다. 전통 차 산업에서 뒤처진 중국 로컬 브랜드는 전기차 시장의 반전을 기대한다. 글로벌 메이저들은 세계 최대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경쟁의 출발선에 서야 하는 상황이다.

“각 성·시마다 고유 번호판을 차량에 부착하는데, 차량 가격이 5000만원이면 약 1500만원 정도는 번호판에 든다. 전기차는 이를 면제해 주고, 추가로 2000만원 정도의 보조금까지 주니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전기차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상하이는 100여년 자동차 발전 역사를 보유하며, 자동차 제조업은 상하이 6대 산업 중 하나로 2014년 상하이 전체 공업생산액의 16%를 차지했다.

상하이에는 또 자동차 생산·판매량 면에서 중국 최대인 상하이자동차가 소재하며, 관련 자동차 설비제조 및 부품업이 발달해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을 적극 육성 중이다. 2009년 신에너지자동차 및 부품 산업기지를 자딩에 설립했으며, 2011년 상하이는 전동차 국제시범도시로 확정됐다.

2014년 상하이시 신에너지 자동차는 발전을 가속화해 전년보다 20배가 넘는 보급량을 보였다. 2015년에도 전년대비 4.15배 성장했으며, 향후 미국을 제치고 신에너지자동차 시장 1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부터 2016년 1월 말까지 상하이시 신에너지차 보급 수는 5만5406대였다.

올해도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 및 자동차번호판 무료 제공 등의 지원 정책이 계속될 전망이다. 보조금 수준은 전년대비 약 0.5만 위안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13.5 규획이 시작되는 해로 상하이시에서도 환경보호를 위한 산업별 조치, 친환경에너지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따라서 신에너지차 시장 발전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하이 대표 자동차기업인 상하이기차, 상하이GM, 상하이폭스바겐, 길리, 장후이 및 항저우의 캉디 등 합자 혹은 로컬 자동차 회사들은 이같은 정책, 시장 수요 및 구매 트렌드 등에 힘입어 경쟁력을 갖춘 전기자동차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를 필두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중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방향에 맞춰 가격, 성능, 디자인 3대 요소를 갖춘 신에너지차 출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나 BMW 등 기존 선도기업들은 배터리로만 구동해 엔진 특허기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없는 전기차 시장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대두되는 만큼, 고민을 거두고 발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 육성정책은 중국 기업에 편향돼 글로벌 기업에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중국 공신부 부부장은 “국내 전기차 발전이 미흡하고 자주 브랜드 역량이 미비해 국내 기업에게만 재정적 지원을 하고, 테슬라와 같은 외자 기업에게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공신부 입장을 반영하듯 정기적으로 선정되는 가격 보조금 지원 대상은 모두 로컬 브랜드 차량이 뽑혔다.

전기차 충전 방식도 국제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차데모(CHAdeMO)방식이나 콤보 (DC-Combo)방식이 아닌 중국만의 표준을 제정해 다른 글로벌 업체에게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자적인 충전 방식을 갖춘 테슬라도 중국의 표준을 따르기 위해 충전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로컬 브랜드 전기차는 그러나 아직 핵심 부품 기술이 뒤처지는 허점이 있다.

중국 주요 승용차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삼성, LG 등 외자브랜드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LG화학은 최근 창안자동차에 이어 치루이(奇瑞)자동차와 전기자동차용 전지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 10대 자동차기업 중 6곳이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배터리는 충전이 느리고 지속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일본과 중국 업체보다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리서치가 발간한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기업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LG화학이 종합 1위를 차지했으며 그 외에 파나소닉, 삼성SDI가 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의 리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김범준 책임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확인되고 로컬 및 글로벌 업 체들의 시장 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2016년 중국 전기차 시장은 수많은 기업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 정부의 전기차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대한 의지가 결합되면서 일부 경쟁력 없는 기업들은 도태되고 살아남은 기업들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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