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정조준한 이마트發 '가격전쟁'... "그루폰보다는 아마존 모델로"

2016-02-21 13:48
  • 글자크기 설정

[▲사진:이마트몰]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또다시 '가격전쟁'이 일고 있다.

최근 국내 할인마트 점유율 1위인 이마트가 모바일 전자상거래 1위 쿠팡을 정조준해 최저가 경쟁을 선포했다. 모바일 환경으로 인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의 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대형마트 업계 내 경쟁은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8일부터 온라인몰과 소셜커머스 업태의 대표 상품인 기저귀를 온·오프라인 전체 채널 최저가 판매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와 비교해 최대 35%,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보다는 최대 15%가량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다.

앞으로도 이마트는 주간 가격을 조사해 상시 최저가로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플랫폼 간 차별화는 없어지고 가격 요소가 만이 존재하는 '레드마켓'인 상황에서 이 같은 가격경쟁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을 제외하면 일반인은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또는 온라인 쇼핑몰 간의 차이를 못 느낀다"며 "각 플랫폼이 제공한 각종 마케팅 쿠폰을 적절히 이용하는 체리피커가 횡횡하는 등 경쟁력에 기반한 양질의 충성 고객을 모으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할인정책과 막대한 광고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콘텐츠와 가격은 차별화하기가 어려운 요소이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의 원조격인 그루폰(Groupon)의 위기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루폰은 2008년 11월 미국에서 설립된 온라인 커머스 업체로 전 세계 4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국내에도 2011년 구루폰코리아로 진출한 바 있다. 공동구매(Group)와 쿠폰(Pon)이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한때 구글로부터 60억 달러에 인수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구루폰코리아는 국내에서 선발업체인 티몬, 쿠팡, 위메프와의 경쟁에서 밀려 현재는 철수한 상황이다. 2013년 리빙소셜로부터 티몬(티켓몬스터)을 인수해 간접적으로 유지했으나 본사가 어려워지면서 지분의 59%를 현재의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KKR 사모 펀드에 넘겼다.

그루폰의 위기는 유사 사이트의 등장과 수익모델의 정체성인 공동구매를 통한 쿠폰발행이 일반 온라인커머스의 할인과 별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신 연구원은 "'어떤 플랫폼에서 쇼핑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보다는 '어떤 배송 서비스를 받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며 "과거 실질적인 차별화 도구로 ‘가격’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배송속도’와 같은 비가격 요인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또 맞벌이와 1인 가구 증가 등 모바일 환경의 커머스는 결국 택배 서비스로 완결되며, 신선식품 중심의 음식료 상품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 배송서비스의 질이 요구된다. 실제 2015년 국내 1인당 연간 택배는 36박스, 전체 택배 물량은 전년대비 11.87% 증가한 18억 박스에 달한다.

결국 이마트가 기저귀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유통 전 채널을 망라하는 최저가 상품을 늘릴 계획이나 가격을 제외한 비가격적인 요인에서의 변화가 없는 이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배송네트워크야말로 커머스 플랫폼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과거 아마존의 경우 배송 트래픽이 급증하는 시즌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물류센타를 확보하기 시작했고,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플랫폼 경쟁력에 집중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역시 고객 만족에 입각한 작품인 자체 배송서비스인 ‘로켓배송’을 만들어냈다. 쿠팡이 아마존과 같은 물류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다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