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4·13 총선 빅매치 ① 대구 수성갑] 김문수 ‘그래도 여당’ VS 김부겸 ‘삼세판인데’

2016-02-1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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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갑 맞수인 김문수(오른쪽)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각각 거리에서, 대구여고 졸업식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부겸, 김문수 후보캠프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명색이 대권주자 아닌교. 큰 일을 해도 뭐든 하제. 그케도 야당보다 안 낫겠나” (윤민수(56), 김문수 지지자)

“삼 세판이라켔다. 요번엔 해야제. 당이 뭐가 중요하노, 억수로 일하고 싶다 카자네”(김지영(36), 김부겸 지지자)

‘달구벌(대구의 옛 지명) 정치 1번지’ 대구 수성갑에 전국의 이목이 쏠리면서 시민들의 ‘내 후보 사랑’도 뜨거워지고 있다. 대구 수성갑은 지난해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현역 1호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일찌감치 선거 열기가 불 붙었다.

김부겸 전 의원의 ‘삼 세판’ 도전은 때 마침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선 김 전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에 이어 대구시장 선거까지 내리 낙마했지만 다시 한 번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 수성갑에서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대권 잠룡’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김부겸 대항마’를 자처,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판이 한층 커졌다. 김 전 지사는 김부겸 예비후보와 경북고, 서울대 선후배 지간이다. 특히 두 사람 모두 197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민주화 투쟁 동지’다. 사석에선 김 전 의원이 7살 많은 김 전 지사에게 “형님”이라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지만, 이번 총선에선 ‘양보 없는 승부’를 하겠다며 서로 칼을 갈고 있다.

일단 현재 지지율에선 아우가 형님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YTN 조사(엠브레인에 의뢰, 1월 30일~2월 2일)에서 김 전 의원과 김 전 지사의 지지율은 각각 50.1%와 28.3%로, 20%p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이어 5일 SBS 여론조사(TNS에 의뢰, 2월 1~3일) 결과, 김 전 의원의 지지율은 52.5%로, 김 전 지사(30.8%)를 크게 따돌렸다. 11일 경북도민일보(에이스리서치에 의뢰, 2월 2~3일) 여론조사에서도 김 전 의원이 48.4%로 김 전 지사(37.4%) 보다 11.0%p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최근 간극이 줄어들고 있지만 ‘김부겸의 야풍(野風)’이 거센 것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11일 경북도민일보(에이스리서치에 의뢰, 2월 2~3일) 여론조사에서도 김 전 의원이 48.4%로 김 전 지사(37.4%) 보다 11.0%p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사진=경북도민일보 ]


실제로 지난 설 연휴 수성갑 지역구 곳곳에서 만난 이들은 “김부겸이 삼 세판인데, 이번엔 함 시키줄라꼬”라는 여론이 팽배했다. 그러나 수성갑은 이한구 의원이 17대 국회부터 내리 3번이나 당선됐을 정도로 새누리당 지지층이 견고하다. 일명 ‘대구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보수층의 결집력도 상당하다.

때문에 총선 당일 투표장에 정작 들어가서는 ‘1번(새누리당 기호)’을 찍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는 ‘예비후보’인 김 전 지사가 당 공천을 거쳐 기호 1번을 확정받게 되면 “그래도 대권주자, 그래도 여당”을 찍자는 기류가 한층 거세질 수 있다.

두 사람의 지지층이 확실하게 갈리듯, 양측은 선거운동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총선 전 부동층을 잡을 절호의 기회인 설 연휴 기간 그 행보가 뚜렷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택시기사로 탈바꿈해 중산층 승객들을 맞았고, 김부겸 전 의원은 지하철(모노레일)을 타고 도심을 누비며 장 보는 서민층을 공략했다.

두 사람의 선거캠페인 구호도 타깃층이 다르다. 김 전 지사는 “김문수는 다릅니다”라며 경기지사를 역임한 대권주자 이미지를 부각한 반면, 김 전 의원은 “일하고 싶습니다”라며 지역 정치인, 대구의 큰 아들임을 자임하고 있다. (나라의) 큰 사람을 택할 것인지, (대구의) 큰 아들을 택할 것인지 선택은 오롯이 4월 13일 대구 수성갑 시민들의 몫이다.

(*기사에 언급된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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