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기자의 이슈진단> 세종시의회 ‘패거리정치로’ 전락시킨 윤형권, 박영송 책임져야

2016-02-16 08:29
  • 글자크기 설정

[전국부/취재팀장]


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1. 지난 15일 오전 세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회 임시회. 임상전 의장의 탈당과 관련한 의장 불신임안 결의안을 놓고 같은 당 윤형권 부의장과 박영송 의원이 각각 5분 발언을 했다.

윤 부의장은 “임 의장의 탈당은 탐욕에 눈이 멀어 배신하는 정치”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 등을 운운하며 거세게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성공하는 지방의원들의 10계명으로 겸손과 재선, 욕심 버리기” 등을 거론하며 칠순의 의장을 겨냥해 도덕성에 치명타를 날렸다.

더불어 민주당의 파상공격에 맞선 새누리당의 저지로 의회는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윤 부의장은 자신이 사회를 보겠다고 주장, 방청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결국 의장 불심임안은 부결됐다.

#2. 지난 4일 오후 3시 시청 브리핑룸. 임 의장의 탈당과 관련해 불만을 드러낸 윤형권·박영송·서금택·이태환·정준이 의원 등 5명은 "임 의장은 명분 없는 배신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장직과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맹비난하며 임 의장을 압박했다.

#3. 지난 12일 임상전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제출. 서금택 의원을 비롯한 더민주당 소속의원 8명은 지난 4일 임 의장이 갈등 조장과 의회 권위 추락 등을 초래했다는 이유를 들어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4. 더민주당이 의장 불신임안을 당 차원으로 결정한 이틀 뒤인 14일 오후 7시 30분. 한적한 시골동네 임 의장 집을 찾은 윤 부의장과 안찬영 의원 등 2명은 문서를 작성, 의장권한 이행과 관련해 1시간 30분가량 임 의장을 회유. 임 의장은 "이 문서는 윤 부의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고, 의장 불신임안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사인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윤 부의장은 “더민주당 의원들과 이해찬 의원이 최종 결정한 당론”이라는 명분으로 압박과 회유를 했다. 이 사안에 대해 윤 부의장은 부인했다.

#5. 다음날인 지난 15일 제35회 임시회 본회의장. 윤 부의장과 박영송 의원 등의 5분 발언 이후 ‘의장 불신임안 ’은 신속히, 급박하게 처리되는 듯했으나 돌연 주춤했다. 점심시간 이후의 더민주당 분의기는 완연히 돌아섰다. 이유는 전날 윤 부의장이 작성해 ‘검은 빅딜’을 요구한 각서의 문건이 회의장을 나돌았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정회와 속개 등을 거듭하며 결국 ‘불신임안’은 백지화됐다.

임 의장의 탈당과 관련한 한편의 ‘막장드라마’는 여기서 끝났다. 그러나 이들은 의장 권한과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둘러싼 음모와 계략, 회유, 압박 등을 일삼아 세종시의회를 ‘패거리정치’로 전락시켰다. 시민들을 우롱했다. 윤 부의장을 비롯해 박영송 등 주도한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날 5분 발언에서 윤 부의장은 “탐욕에 눈이 멀어 배신행위,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 등으로 임 의장을 비난했다. ‘불신임안’이라는 노(老)선배의 약점을 잡아 늦은 밤에 각서를 작성해 집으로 찾아가 온갖 구실로 회유와 압박으로 몰아세운 그의 도덕성을 어떻게 평가해야 될지 모르겠다.

박 의원은 10가지 계명을 들어 임 의장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겸손과 욕심 버리기”다.

임 의장의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것 가운데는 박 의원의 행보 또한 비켜갈 수 없다.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특히 지난해 7월 세종시교육청 감사위원 추천과 관련해 인사에 집요하게 개입했다. 신분을 이용한 권한을 행세해 임 의장과 마찰을 빚는 등 대립각을 세워왔다.

임 의장의 탈당을 둘러싸고 벌어진 더불어민주당의 의원 집단 움직임과 이번 회기 의정활동은 ‘지방 패거리정치’의 ‘민낮’을 보여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탈당한 의장을 보복하기 위해 불신임안을 안건으로 제출하고, 이를 철회하는 조건으로 권한이행각서와 ‘빅딜’요구하는 의회. 이를 배신과 탐욕, 겸손과 등 운운하며 정치적 의도로 덮으려는 행태가 현재의 의회모습이다.

시민들을 우롱하고 세종시의회를 사상 유례없는 ‘패거리정치로’, 위상을 추락시킨 이들 의원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의회는 ‘회칠한 무덤’같은 의원들에게 속아 넘어갈 시민들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