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지주사인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의 표 대결을 통해 마지막 재기를 노리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 롯데그룹은 종업원 지주회 등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재기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음주에 직접 임시 주총 소집 요구서를 쓰쿠다 사장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그로부터 8주 이내에 임시 주총을 열어야 하는데 시기는 회사 측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되찾는 것을 전제로 "롯데홀딩스 주식의 (일본 증시) 상장을 지향할 것"이라며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 수단 다양화와 경영 투명성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성은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13.9% ▲임원 지주회 6%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가족 등 13.6% 등이다.
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로 의결권이 없는 LSI를 빼고 의결권 기준으로 지분을 환산해보면 ▲광윤사(고준샤·光潤社) 31.5% ▲종업원지주회 31.1% ▲관계사 15.6% ▲임원 지주회 6.7% ▲가족 등 15.2% 등이다.
이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의 확실한 우호지분은 지난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 위임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광윤사의 28% 정도이다. 여기에 약 1% 남짓인 신 전 부회장의 개인 지분을 더해도 최대 30% 수준이다.
반면 신 회장의 경우 지금까지 종업원 지주회(27.8%), 임원 지주회(6%), 관계사(13.9%) 등의 지지를 얻어 과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장에서 벌어진 첫번째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표 대결에서는 신 회장이 승리했다. 15분만에 신 회장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건,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의 우호지분이 반을 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한국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도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의 60%로부터 상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아낸 바 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측은 지금까지 신 회장을 지지하던 종업원 지주회가 이번 주총에서는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과 SDJ(회장 신동주)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윤사를 포함한 신동주 회장 의결권 지분과 종업원 지주회의 의결권 지분만 합쳐도 60%가 넘기 때문에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의 해임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신 전 부회장측이 종업원 지주회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근거는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신 총괄회장이 "롯데홀딩스의 후계자는 장남 신동주"라고 지목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다시 언론에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이 후계자로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종업원 지주회의 마음을 돌려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혼란 국면을 연장하는 목적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며 "롯데는 상법상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주총과 이사회 등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경영진에 경영을 맡길 수 밖에 없고, 동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이 누구를 지목하느냐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