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착화되는 ‘新 냉전시대’…한·중 경협전선 불안감 확산

2016-02-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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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경색국면 돌아설까 우려…AIIB·FTA 등 경제교류 물거품 위기

정부 "경제와 외교 별개 문제…경협 이상무"

전문가들 "사드배치 등 부작용" 전망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가 종기기준 전일 대비 56.25포인트(2.93%) 내린 1861.54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북한 미사일 발사로 동북아 열강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 가운데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제협력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국·미국·일본은 북한 도발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인 반면 북한·중국·러시아는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며 공조에 나선 상황이다. 이른바 '신 냉전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그동안 공을 들였던 중국과 관계가 다시 경색국면으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정부로서는 지금까지 발생한 대외변수 중 가장 큰 고민거리가 생긴 셈이다.

가뜩이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원-위안화 직거래장터 개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불과 3년 사이 맺은 수많은 양국 경제교류가 무위에 그칠 수 있다는 게 정부를 긴장시키는 이유다.

중국과 흐름이 좋지 않은데도 정부는 향후 중국정책을 어떻게 할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에 강경한 대응을 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청와대에서 이번 북한 도발을 생각보다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정부에서 한·중 관계를 논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다만 경제와 외교는 별개의 문제다. 중국과 추진하던 경제협력이 당장 중단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시장은 연휴가 끝나고 열린 첫 증시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코스닥은 11일 오전 북한 리스크로 인해 전 거래일보다 50.67포인트(2.64%) 내린 1867.39를 나타내며 1860선 붕괴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연휴 기간 동안 긴급 점검회의 등으로 시장 안정화에 안간힘을 썼지만 시장은 설 연휴 기간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급락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날 시가 낙폭(45.11포인트)은 북한 포격 도발 소식으로 51.76포인트 하락하며 출발한 지난해 8월 21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경제와 외교는 별개 문제’라고 판단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전문가들 역시 향후 한·중 경협관계가 상당한 진통이 이어질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일본과 동맹을 맺은 것 자체만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사드를 단순히 미사일이나 레이더의 문제가 아닌 한·미·일 ‘지역동맹화’로 인식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며 “중국과 협력도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상당히 우려스러운 바가 많다”고 진단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역시 “사드 배치의 효용이 극히 제한적인 데 비해 부작용도 매우 크다고 본다”며 “우리 스스로 한미일 3각 협력의 구성원이 되고 한반도 중심으로 동북아 냉전 구도가 고착화하게 될 수 있다. 한반도 주변 냉전구도가 재형성될 때 가장 손해 보는 것은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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