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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한 쇼핑몰 [사진=유튜브 동영상]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지난해 인플레이션율이 270%를 기록할 정도로 살인적 물가에 신음하는 베네수엘라가 이번에는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전력난을 이유로 쇼핑몰 100곳에 영업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자체 발전기로 전력을 수급할 것을 명령했다고 라틴 아메리칸 헤럴드 트리뷴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치가 엘니뇨(적도 부근의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 영향에 따른 가뭄 때문에 수력발전소 가동에 차질을 겪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서 전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가 정책 실패를 엘니뇨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라틴 아메리칸 헤럴드 트리뷴은 지적했다. 우선, 베네수엘라의 전력 생산 기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더러 정치 시스템의 부패로 인해서 전력난 문제를 더 키웠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에도 한 차례 전력난을 겪은 바 있는데, 당시 정부가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권력자들이 건설 계약 등을 남발하며 수십억 달러를 챙기는 등 자신들의 주머니만 채웠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해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정전은 매우 흔한 일이 되었다. 무엇보다 전체 전력 수요에서 쇼핑몰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3%~6%에 지나지 않는데 그럼에도 쇼핑몰을 겨냥한 점은 정부의 잘못을 민간에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를 통해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는 쇼핑몰 고객과 더불어 쇼핑몰에 고용된 근로자들인 것으로 보인다.
쇼핑몰에 발전 장치를 설치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조치를 시행하는 바람에 쇼핑몰 대부분이 영업 시간을 4시간으로 줄였다. 이로 인해서 몰에 입점돼 있던 은행, 병원, 약국, 레스토랑, 식료품점 등이 문을 닫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 순식간에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어 생계 곤란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카라카스 지역 쇼핑몰에 입점된 패스트푸드점의 매니저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생필품이 천정부지로 가격이 뛰어오르는 상황에서 실직 상태로 있을 수 없다"며 "월급이 필요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