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들, 성과연봉제 도입 뜻모아…저성과자 인사조치

2016-02-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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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은행연합회장 "금융공공기관 가이드라인보다 높게 책정"

민간금융사에도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금융노조 "총력투쟁 나설 것"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4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은행연합회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뜻을 모으고 높은 초임 수준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성과연봉제 도입 수준을 최근 금융위원회가 금융공기업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가운데 이보다 높게 책정키로 했다.
은행권 임금이 경쟁국에 비해 높고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점을 감안해 올해 임금인상도 최대한 자제키로 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은행회관에서 회원사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사용자협의회 총회를 개최해 이 같이 결정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9개 금융공기업을 포함해 34개 기관을 회원사로 2010년 2월4일 설립한 사용자단체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와 산별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사 대표인 금융권 CEO들은 성과중심문화 확산 및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을 포함한 노사 현안 사항을 보고하고 올해 성과연봉제 도입 등 산별 임금단체협상 교섭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총회에 앞서 "노동개혁 및 성과주의 확산은 공공기관이나 금융공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산업 전체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며 "현재 금융권은 구시대적 임금체계로 공정한 성과와 연계된 보상시스템 미비로 갈등이 상존하고 있어 현행 임금과 성과보상 체계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임금체계는 은행의 수익과 무관하게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게 고정돼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능력개발과 성과달성 의욕을 저하시키고 조직 내 무사안일, 무임승차자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 자산수익률과 자본수익률은 예대마진 축소 등의 영향으로 각각 0.4%, 4%대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의 시가총액 역시 순자산가치의 40%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나타내는 이익경비율(CIR)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0년 40% 초반에서 지난해 55%로 상승했다. 인건비 비중도 같은 기간 55%에서 62%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CEO들 역시 임금체계를 성과연봉제 중심으로 바꾸는 데 동의했다.

사용자협의회는 현행 호봉제 중심 임금체계에서 직무 및 성과 중심의 성과연봉제로 전환하고 기존 성과급 제도 역시 전체 연봉 중 성과급 비중과 개인 간 차등폭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사용자협의회는 성과연봉제 적용 비중을 금융공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하 회장은 총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금융공기업보다 민간 금융사에 성과연봉제가 더 절박하고 필요한 상황"이라며 "(금융위의 가이드라인) 이상이어야 한다는 게 금융권 CEO들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또 금융권 CEO들은 임금이 경쟁국이나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데다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점을 감안해 올해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키로 했다.

더불어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 저성과자에 대한 교육 및 훈련 등의 능력 개발 기회를 부여하고 배치전환 등도 실시키로 했다. 개선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인사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사용자협의회는 금융노조의 동의를 구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하 회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노사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노조 측과 만나 공동 TF 구성을 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금융권 수익성 악화의 주범은 금융위원회"라며 "금융산업 전체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는 모든 시도를 규탄하고 총력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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