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시화 단지는 규모면에서 우리나라 최대의 산업단지로, 금형·단조·표면처리 등 뿌리기술을 활용한 전자·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등 중소기업 1만9천여개사가 입주해있다.
특히 노동개혁 쟁점법안인 파견법이 55세 이상 고령자와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산업 종사업무에 대한 파견허용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파견법 입법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제활성화 입법, 수출로 보답하겠습니다'를 주제로 시화비즈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수출·인력공급·규제 등과 관련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경제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입주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일손이 모자라 발주를 미루고 있다’, ‘청년 근로자가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한다’, ‘각급 학교의 기술 교육 미비로 고급인력 구하기가 어렵다’ 등의 하소연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근로시간 단축이 되려면 파견법하고 같이 보완이 돼 시행돼야 한다"며 "어려운 중소기업에 나 몰라라 한다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에 같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에) 일손은 딸리고 중년층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그런 분들이라도 뿌리산업에는 허용해서 딱한 사정을 풀어드려야 한다”며 “정부는 열심히 뛰어서 파견법이 19대 국회 임기 안에는 꼭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명문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중소기업진흥법의 처리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도 히든챔피언을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 입으로만 히든챔피언이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법을 통과만 시키면 우리도 할 수 있는데 법을 통과시키지 않아 많은 분들이 고통을 받게 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일자리하고 인력의 미스매치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 시화공단 같은 데 젊은이들이 많이 올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공단 자체 환경 개선도 당부했다.
이어 “더 많은 젊은이들이 여기에 오게 하려면 환경을 고치고, 여기 와서 일을 하다가도 다시 자신이 좀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하면 ‘선취업, 후진학’의 길을 확실하게 열어주면, 젊은이들이 무언가 희망을 갖고 많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현장에 배석한 새누리당 함진규·김명연 의원을 향해 "수출에 기여하고 애국하는 분들 이렇게 피눈물나게 해서 되느냐고 열변을 토하셔서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법통과를 시키세요"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아주 심각한 문제다. 오늘 얘기를 열심히 (국회에) 전달하시고 피를 토하면서 연설을 하세요"라고 두 의원에게 요청하면서 "장수기업을 육성하자는 중소기업진흥법을 내놨는데, 뿌리산업 경제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야말로 애국자인데 이렇게 피눈물나게 하는 게 맞는 일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담회를 마친 박 대통령은 '민생법안 입법촉구 천만 서명운동' 서명대 앞을 지나다 멈춰서 "추운 날씨에 고생이 많다. 최선을 다하겠다. 이렇게 애쓰시는데…"라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입법 서명을 해달라"는 현장 관계자의 부탁에 "(지난번에 해서) 하고 싶어도 못해요"라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박 대통령은 냉간단조 등 뿌리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지이엔 공장을 방문해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현장 방문에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