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8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나홀로 성장’ 이유는

2016-02-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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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글로벌 해운업황이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4000여명을 구조조정하는 등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해운사들도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이행에 총력을 다하는 상태다. 하지만 해운업황 부진에도 하림그룹이 인수한 팬오션은 8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해 관심이 쏠린다.

팬오션은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7606억원, 영업이익 229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2%, 영업이익은 7.1%가 증가한 수치다.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BDI(발틱운임지수)가 급격히 하락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가 감소했으나, 액수로 590억원을 기록하며 8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팬오션은 “지난해 7월 회생종결 이후 추진하는 영업활성화 노력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 원가절감 노력으로 전년에 이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팬오션이 이처럼 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높은 비용이 투입됐던 장기용선계약을 모두 해소한 것이 주된 이유다.

국내 대표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STX팬오션(현 팬오션)은 지난 2008년 벌크운임이 1만 포인트를 넘나들며 초호황기를 맞을 당시, 고비용의 장기용선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제 해운시황이 악화되자, 이는 고스란히 폭탄으로 돌아온 바 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의 경우, 법정관리 기간동안 부채비율 정상화와 함께 고비용의 장기용선계약을 해소했다“며 ”영업구조 개선에 따라 법정관리 종료 이후, 시황이 계속 부진했음에도 과거와 같이 손실을 내지않고 견딜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시황악화로 인해 벌크선 폐선이 증가했고, 신조선 인도 역시 계속 지연되며 선복(화물싣는 공간) 과잉문제가 해결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해 3분기 팬오션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초 저시황으로 인해 케이프(Cape)선형의 폐선이 크게 증가하고, 신조선 인도 지연이 지속되며 선복 과잉문제가 다소 해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1985년 1월4일에 1000 포인트로 시작한 벌크선 운임지수가 최근 500 포인트 내외에 머무는 저시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중 유동성이 선박의 투기적 발주에 투입되지 않고, 노후한 선박의 폐선 속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극단적인 시황악화에도 팬오션의 매출액은 증가세를 유지중이다. 지난해 1분기 매출액은 3877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4918억원 1000억원 이상 상승했다.

이에 대해 엄경아 연구원은 “저시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운영선대가 꾸준하게 늘고있기 때문”이라며 “매각 이후 167척 정도의 운영선대를 4개월만에 220척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유례없는 해운업계 불황이 이어지는 만큼, 이익 감소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현재 BDI지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317포인트로 해운선사 운영에 있어 손익분기점인 1000포인트의 3분의 1토막이 난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선복량 과잉 등으로 BDI지수가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운선사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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