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UFC 공식 홈페이지]
UFC 라이트 헤비급 대결에서 앤서니 존슨(31)이 라이언 베이더(34)를 상대로 1라운드 1분26초만에 TKO 승리를 거뒀다.
존슨은 경기 전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타격을 앞세운 화끈한 공격을 펼쳤다. 반면 베이더는 레슬링 기술로 태클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공격 없이 바닥에 드러누운 채 맥없이 무너지며 자신의 커리어 사상 가장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번 대회(UFC on FOX 18)는 31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 뉴어크 프루덴셜센터에서열렸다. 경기 대진표를 살펴보면 헤비급 조쉬 바넷과 벤 로스웰, 라이트 헤비급 존슨과 베이더, 웰터급 세이지 노스컷과 브라이언 바버레나, 밴텀급 유리 알칸타라와 지미 리베라가 맞붙었다.
이 중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경기가 라이트 헤비급의 존슨과 베이더의 대결이었다. 앞서 존슨은 지난 5월 24일 'UFC 187' 대회에서 다니엘 코미어와 라이트 헤비급 타이틀 매치를 벌였다. 웰터급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체중을 불려 라이트 헤비급으로 전향.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강력한 펀치를 앞세워 모든 경기에서 승승장구하며 코미어와 타이틀 매치까지 성사시켰다.
당시 격투기 전문가들은 승자에 대한 예측을 놓고 50대 50으로 갈렸다. 존슨의 강력한 오른손 펀치가 적중한다면 경기를 초반에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고 반면 장기전으로 흘러간다면 레슬링에 강한 코미어의 승리를 예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경기 초반 존슨의 강력한 펀치에 앞면부를 강타당한 코미어가 잠시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장기인 레슬링 기술을 구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때부터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코미어에게 테이크 다운(레슬링에서 상대 선수를 재빨리 쓰러뜨리기)을 당한 존슨은 바닥에 드러누운 채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코미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엘보우(팔꿈치) 공격 등을 이용해 존슨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존슨은 스탠딩 자세와 테이크 다운을 당한 자세에서의 실력 차이는 컸다. 일어선 상태에선 자신의 강점인 펀치를 쉽게 가할 수 있지만 바닥에 드러누운 상태에선 그 어떤 노련한 기술 하나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코미어가 3라운드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존슨을 꺾고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코미어는 존슨과 베이더의 이번 경기를 놓고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존슨과 대결을 펼칠 당시 나는 그의 강력한 오른손 펀치에 쓰러져 자칫 경기가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다"며 "베이더는 존슨의 펀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바닥에 쓰러질 것"이라며 존슨의 승리를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과거 전적이나 경기 흐름의 상승세를 미루어보아 존슨이 우세하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예상은 적중했다. 온몸이 무기로 불릴 만큼 강력한 펀치를 앞세운 타격가 존슨의 기량은 실로 엄청났다. 물론 대다수가 존슨의 승리를 예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베이더가 이렇게 쉽게 무너질 것이라 것도 예상외의 결과였다.
이번 경기의 승리를 가뿐히 따낸 존슨은 현재 UFC 라이트 헤비급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와 그 뒤를 잇는 존 존스와 삼각구도를 이루며 라이트 헤비급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존 존스는 지난해 4월 뺑소니 혐의로 기소돼 당시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자격 박탈은 물론 사실상 UFC 퇴출 위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후 재판 결과 무혐의 판정을 받고 기사 회생한 그가 '앙숙'인 코미어와 리매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두 선수의 흥미진진한 대결은 오는 4월 24일 펼쳐질 예정이다.
하늘 아래 챔피언은 오직 한 사람뿐. 두 사람이 있을 수 없는 일. 존 존스와 코미어가 재대결을 통해 진정한 챔피언이 누군지 4월 판가름 나겠지만 그 뒤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경기를 치켜보는 존슨의 위엄도 무시할 수 없다.
4월 타이틀 매치에서 존 존슨이 이기든 코미어가 방어에 성공하든 둘 중 한 사람이 승리를 따내는 건 당연지사다. 이 중 한 선수는 분명 존슨과 맞붙게 돼 있다. 서열에 따른 순위가 매겨져 있긴 하지만 이들의 삼각구도는 누구도 승패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막강한 선수들이다.
웰터급에서 고전은 면치 못했던 존슨이 라이트 헤비급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이례적인 모습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