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선방했다. 환율도 한분기만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 지난 3분기 8000억원의 이익을 안겨준 환율은 4분기 4000억원 손해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28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53조3200억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3.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9% 줄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연간 총 매출액은 200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6조41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 감소했지만 2011년 이후 4년 연속 20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 늘었다.
특히 버팀목 역할을 하던 반도체 부문이 주춤했다. PC 수요 둔화 등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4분기 3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앞선 3분기만 하더라도 분기 영업이익은 무려 3조6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 분기만에 8600억원이 줄어들며 3조원 달성에도 실패했다.
IM부문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2조7400억원, 2분기 2조7600억원, 3분기 2조4000억원, 4분기 2조2300억원으로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CE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2014년 4분기 18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82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주력인 TV 사업의 매출이 크게 늘었고 냉장고와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도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또한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프로모션으로 UHD TV, 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장환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어려움이 지속될 기미인데다, 글로벌시장의 스마트폰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IM부문은 계절적 비수기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요가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갤럭시S7' 등 신모델 조기출시 효과 등으로 실적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위안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25조5000억원의 시설투자를 했다. 부문별로 반도체 14조7000억원, 디스플레이에 4조7000억원이다. 2016년 시설투자는 확정되지 않았고, 다양한 투자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보통주 210만주, 우선주 53만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2조9895억5000만원 규모다. 소각을 위한 자기주식 취득은 오는 4월28일까지 3개월간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앞서 12일자로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 1회차분인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했다. 금액으로는 4조25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7년까지 배당에 중점을 두고 주주환원을 진행한다. 단 잔여재원 발생시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 마찬가지로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