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단장 찰스 서) 연구진이 음식물에 든 항원(음식 유래 항원)들이 소장 내 면역 반응 억제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8일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로 음식물 알레르기 등 각종 면역질환의 이해와 치료를 위한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우리 몸속의 면역 시스템은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실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물도 면역 시스템은 외부물질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음식물 알레르기 등 심한 면역 반응 없이 음식물을 소화․흡수하는데 이는 우리 몸이 음식물(항원)을 만나더라도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규명한 것이다.
그 결과 음식 유래 항원에 노출되지 않은 무항원 생쥐의 소장에서는 면역억제세포(말초 조직 유래 조절 T세포)가 다른 실험용 쥐들보다 현저히 적게 관찰됐다.
또한 일반 생쥐와 무균 생쥐에게도 제공되지 않았던 새로운 특정 음식물 항원을 먹인 실험에서도, 무항원 생쥐의 소장 점막에서는 다른 생쥐들보다 높은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음식물 알레르기가 다양한 음식을 처음 먹기 시작하는 유아기에 많이 발생하고, 성장기를 거치면서 그 발생 빈도가 낮아지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연구단이 국내 최초로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에 구축한 세계적 수준의 무균·무항원 쥐 실험시설을 활용했다. 연구단은 앞으로 이 실험시설을 이용해 특정 음식들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방식을 규명하고 그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한 후속 연구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찰스 서 단장은 “연구결과를 응용하면 음식물 알레르기를 비롯한 면역 과민 질환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29일 온라인판에 실렸다.
☞ 경구 면역 관용(Oral tolerance)
음식물 섭취와 같이, 경구로 투여된 특정 항원에 대해 특이적으로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이 유도되는 현상이다. 장 점막에 끊임없이 노출된 음식물 및 장내 공생 세균에 대한 면역 반응 유도를 막는다. 기도로 투여된 항원들을 포함하여 더 넓은 의미로 점막 면역 관용(mucosal tolerance)이란 용어가 사용된다.
☞ 무균 생쥐(Germ-free mouse)
무균생쥐는 장내 공생 세균을 비롯하여 체내 또는 점막 조직에서 미생물이 서식하지 않는 생쥐로 무균 환경에서 사육된 생쥐를 말한다. 장내 공생 세균과 장내 면역 시스템의 상호 작용 연구를 위한 중요한 실험동물 자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 무항원 생쥐(Antigen-free mouse)
일반적으로 무균 생쥐에게 제공되는 사료는 모두 고압 증기 멸균 또는 방사선 조사 과정을 거쳐 멸균된 동물 사료이다. 음식 유래 항원에 노출되는 무균 생쥐와 달리, 무항원 생쥐는 무균 환경에서 음식 유래 항원이 제거된 형태의 특수 사료로 사육된다. 무항원 생쥐는 장내 미생물도 서식하지 않고, 음식 유래 항원에도 노출된 적이 없는 생쥐를 의미한다.
☞ Foxp3 전사 인자 발현 말초 조직 유래 조절 T세포
Foxp3 조절 CD4 T 림프구는 자가 반응성 T 림프구의 활성을 억제하는 등 체내에서 무분별한 면역 과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Foxp3 전사 인자를 발현하고 있다. 발생 기관에 따라 흉선 유래 또는 말초 조직 유래 Foxp3 조절 CD4 T 림프구로 구분된다. 말초 조직 유래 Foxp3 조절 CD4 림프구의 경우, 장 점막 조직에 많이 존재한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