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3구를 비롯해 실거주 수요가 강한 수도권 신도시, 택지지구에도 주택시장 한파가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방문한 강서구 마곡지구 내 한 아파트 상가 전경. [사진=강영관 기자]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동장군 기승속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한달 넘게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 주택가격은 호시절을 마감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급과잉 논란 속에서 2월부터 은행권 대출심사가 강화되고 추가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상존하고 있어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관망세가 짙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3면>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주 연속 0% 변동률을 보였다. 특히 서초(-0.13%)·강남(-0.04%)·송파(-0.02%) 등 강남3구 매매가격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실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0.16% 하락하며 지난주(-0.09%)에 비해 낙폭이 커졌다. 재건축이 추진되는 반포동 주공1단지와 대치동 은마 등은 매물가격이 3000만~4000만원 떨어졌지만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문의전화 조차 뜸하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치동 O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학 전까지 집을 사려던 전세입자들이 대부분 지난해 말 계약을 연장해 연초 매매 문의가 뜸하다"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실거주 성향이 강한 신도시와 택지지구 등도 매매가격 조정 분위기가 강하게 일고 있다. 지난주 수도권 신도시 매매가격은 산본이 0.01% 상승했을 뿐 다른 지역은 큰 변동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작년 많이 상승한 김포한강이 0.10% 하락했다.
최근 수년간 서울에서 집값 상승 수위권을 지키던 마곡지구도 작년 11월 이후 오름세에 제동이 걸렸다. 마곡엠밸리6단지는 전용 84.5㎡의 1월 시세는 7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가 주춤하더니 최근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마곡지구 등 일부 인기 택지지구 등의 경우 지난해 여러차례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시장이 안정된 상태여서 당장 거래량이 늘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4일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하루 평균 거래건수는 173건으로 지난달(265건)의 66% 수준에 그쳤다. 본격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 이전인 지난해 같은 달(220건) 보다도 20% 가까이 줄었다.
특히 강남3구의 경우 이달 24일 기준 강남(260건), 서초(202건), 송파(264건) 등 모두 726건의 거래를 보여 지난달(1422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허명 부천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 직후 거주가 동반되는 전세와 달리 매매는 향후 상승 기대감이 포함돼 있어 전망이 밝지 않을 경우 매수를 포기하게 된다"면서 "계절적 비수기에 단기 상승에 따른 가격조정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과 금융규제 등이 수요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