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천막.[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꽁꽁 얼어 붙은 아시아나항공의 노사 관계가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지난 3일부터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인력구조 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펼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18일째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노조는 △고용안정 보장 △교섭 ‘진행합의 파기’ 철회 △교섭대표 교체 △노동탄압 중단 △2015 임단협 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8일 ‘일반 노조 최근 노사관계 현황 안내문’을 발표했다. 사측은 “노조가 지난 3일부터 김포공항 화물청사 직원주차장에서 농성시위를 하며 회사가 발표한 경영정상화 방안과 연계해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내외에 사실과 다른 여론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노동조합은 지속적으로 교섭의 재개를 요청하고 있으며, 회사측이 교섭을 중단한 것에 대하여 항의하고 있다. 교섭이 없는 상황에서 사측에게 천막 농성밖에 호소할 길이 없다”고 반박했다.
신철우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장은 “사측에서 지난해 12월24일 일방적으로 교섭을 중단하고, 12월30일에는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했다”며 “우는 아이한테 뺨을 친 격”이라고 말했다.

20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천막 옆 현수막.[사진=윤정훈 기자]
지난해 12월30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는 전 임직원에게 15분 분량의 영상메시지를 통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노선구조조정 △국내 23개 지점을 14개 대표지점으로, 해외 128개 지점을 92개 대표 지점으로 통합 △희망휴직 및 희망퇴직 제도 운영 △임원 차량 지원 중단 및 임원 연봉 반납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월 116명, 2017년 상반기 138명, 2017년 하반기 220~230여명 등 총 500여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신 지부장은 “사측의 인력 재배치안이 결국은 구조조정의 칼날로 돌아올 것”이라며 “재배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약을 통해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타임오프제 이후 노조 전임자가 없는데, 유급조합활동을 과하다고 몰아가면 기본적인 노조 업무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단체협약 개정이 교착상태인 이유는 장기간 조합 간부가 과도하게 누렸던 유급조합활동 보장 요구에 있다”면서 “이미 2011년과 2012년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도한 유급조합활동에 대한 시정지시를 받은 만큼 이에 대한 개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지난해 12월30일 교섭 재개 공문을 발송했고, 노조 방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섭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측에서 비교섭일 근무 열외 및 유급조합활동의의 현행 유지가 전제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