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VS 국민의당 호남에서 치열한 기싸움

2016-01-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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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 여성 1호인 트라우마 치유 전문가 김선현 교수 입당식을 열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인재영입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민심을 놓고 양당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에 합류한 황주홍 의원은 19일 지역구 지방의원과 당원 6212명이 동반 탈당했다고 밝혔다. 
영암군의회 이하남 의장, 전남도의회 김광준(장흥)·곽영체(강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의 불을 지피고자 당을 떠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황 의원의 지역구인 장흥·강진·영암의 당원 6212명을 대표해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히며 "국민의 당과 함께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주승용(여수 을), 장병완(광주 남구), 김승남(보성·고흥), 임내현(광주 북구 을), 김동철(광주 광산 갑), 권은희(광주 광산 을), 김관영(군산), 유성엽(정읍)의원 등 상당수가 탈당 행렬에 가담했다.

나주시의회 의원들을 비롯한 기초의원들의 탈당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안철수 신당의 교두보가 될 수 있는 호남을 놓고 치열한 '세(勢) 불리기'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용섭 전 의원의 복당, 새로운 인재영입 등 적극적인 반격 태세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의원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했던 이용섭 전 의원은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에 전격 합류했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우선 복당 대상'으로 꼽는 등 구애를 받아왔다.

이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장관 등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친 재선(광주 광산을)의원으로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 전 의원이 국민의당 핵심인 안철수-김한길 의원과의 대척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호남민심 결집의 최선봉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복당선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마음이 참담할 정도로 싸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민주시민들의 희생과 헌신, 특히 호남인들이 논밭 팔고 목숨 바쳐 지켜온 제1야당이 분열세력에 의해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다시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해타산에 따라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철새 정치인이 아니라, 아무리 추워도 곁불 쐬지 않는 선비의 곧은 정신으로 바른 정치를 하고 싶은 저의 심정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인재 영입도 주목받고 있다. 

당은 최근 전남 화순 출신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외부인사로 영입했다. 양 전 상무는 광주여상을 졸업 후 고졸 최초로 지난 2014년 임원인 상무로 승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당은 또 호남출신의 40대 동북아경제 전문가인 오기형 변호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오 변호사는 1966년 화순 출생으로 1992년 12월 '서울대 활동가조직 사건'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운동권 출신이다. 개성공단의 모델이 된 중국 선전경제특구에 대한 법률제도를 연구하기도 한 오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의 중국 상해사무소 수석대표로 일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가로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해 국민의당 현역 의원들과 경쟁구도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탈당 행렬이 가속화되면서 분당 위기까지 내몰렸던 더불어민주당의 호남지지율 반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20대 총선 지지정당'을 묻는 질문에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지지도가 32%로 30%의 지지를 받은 국민의당을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 내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는 한국갤럽이 1주일 전 조사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조사에서는 국민의당이 41%를 기록하고, 더불어민주당이 19%로 국민의당이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2%, 국민의당이 30%로 더불어민주당이 앞서는 등 반등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더불어민주당 탈당이 유력해보였던 이윤석 의원(무안.신안)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표 사퇴가 기정사실화됐고 호남 민심이 굉장히 바뀌고 있는데 이럴 때는 신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잔류를 선언했다. 

탈당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됐던 박혜자 의원(광주 서구 갑)측도 "탈당하라고 압력을 넣던 지역구 사람들이 오히려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탈당세력으로 분류됐던 호남지역 나머지 의원들도 잔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지지율 반등의 청신호는 전북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지역 김윤덕·이상직·김성주·이춘석·전정희·강동원·최규성·박민수·김춘진 의원 등 9명의 국회의원은 지난 18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잔류를 공식 선언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 사퇴의사를 천명하면서 천정배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과의 야권대통합을 추진하는 등 호남에서의 양측 간 기선 잡기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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