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항공업계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2016-01-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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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산업부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최근 미국 여행계획을 세우는 한 지인이 “90만원대에 뉴욕을 가는 대한항공 표를 발견했다”고 자랑했다.

성수기엔 200만원을 넘고, 평균적으로 150만원 가까이하던 미국행 항공권의 가격이 비수기인 3월과 4월에 10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판매되는 것이다.
중국 항공사가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판매해 대한항공도 여기에 맞추기 위해 가격이 내려갔다고 짐작해 본다.

실제 같은 기간 중국 동방항공은 상해를 경유하는 뉴욕행 항공권을 6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가격차이가 크지 않으면 경유하지 않고 직항하는 대한항공을 선택하는 고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격에 민감한 대부분의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신식 기종인 중국항공사를 선택할 것이다. 

중국 항공사는 안전면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준 사고율도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는 100만 운행당 0.06건으로, 세계 평균 0.58보다 훨씬 낮다. 중국 항공사로 이직한 한국인 베테랑 기장이 많다는 사실도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중국 항공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1위를 넘보고 있다. 국내 항공사가 안방에서 치열하게 경쟁할때 중국은 마진이 큰 중장거리 노선을 차근차근 점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가 3대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 남방항공, 동방항공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말도 나왔다. 단일 업체로 대한항공(158대)과 아시아나항공(85대)을 합친 것보다, 항공기 보유 대수가 많은데 합병까지 하면 보유 항공기는 1300대 이상으로 단숨에 세계 1위가 된다.

날로 성장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7개 항공사는 대내외적으로 민심을 잘 돌봐야 할 때다. 내부적으로 조종사와 노조문제를 잘 해결하고, 국민에게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씻겨야 한다.

필요하다면 저비용항공사(LCC)는 연합으로 안전 대책을 세우고, 동반자로서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일본항공은 2010년 파산위기를 겪었지만, 지금은 살아났다. 몸집을 줄이고 혁신을 하는 등 회사 차원의 자구책도 있었지만, 자국 기업을 살리기 위한 일본인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2016년 한국인’ 중 가격과 품질이 떨어지는 국내 항공사를 이용할 고객은 없다. 이게 현실이다.

항공업계는 저유가로 인한 수익을 미리받은 선물로 생각해야 한다. 또 멀리 도약하기 위해 직원과 고객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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