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아이클릭아트]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각각 지난 8일과 14일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금융규제 운영규정에 대한 내부교육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운영규정에 대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행정지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웅섭 금감원장 또한 금감원 내부교육에서 규제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 시장의 자율을 촉진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운영규정 준수를 주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성급하게 추진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시장에 간섭한 과거 행적 때문에 자율화가 힘을 얻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한편으론 기본적으로 규제 산업 성격을 지닌 금융 산업의 규제를 쉽게 풀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국회 관계자도 “금융당국에서는 영국이나 미국 같은 금융선진국들을 비교하지만 실제로 그 나라들에서는 자율에 따른 책임이 굉장히 크다”며 “사후규제 중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집단소송제 같은 제도들이 금융회사들에게 자율을 줄 수 있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그런 제반 조건들 없이 무턱대고 무늬만 자율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초부터 금융당국의 보험료 산정과 관련된 규제 폐지 이후 실손의료보험료가 10~70%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시행된 금융사 민원평가를 대체하며 올해부터 실시하는 소비자보호실태조사도 기존 5등급 체제를 3등급·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하면서 소비자 보호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대해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금융사들의 자율 경쟁을 통한 선순환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늘 자율화의 결과가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보다는 상승으로 이어졌기에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화 이전에 책임을 강화하는 토양을 만드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