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간단괴 채광시스템 개념도 [사진제공 = 해양수산부]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해양수산부는 세계 최초로 심해저에서 채집한 망간단괴를 파이프 등을 이용해 물 위로 이송하는 양광시스템을 개발해 실증시험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망간단괴는 수심 5000m 내외 심해에 부존하는 감자 모양 광석이다. 첨단산업 기초소재로 쓰이는 니켈, 코발트, 구리 등 전략금속을 많이 함유해 '해저의 검은 노다지'로 불린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심해저에서 망간단괴를 끌어올렸지만 상용화할 만큼 충분한 양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지난달 14∼24일 경북 포항 남구 구룡포 북동쪽 35㎞ 지점, 수심 1200m 해역에서 양광시스템 실증시험을 했다.
심해저 망간단괴를 캘 때 채광로봇 등으로 채집한 망간단괴를 파이프를 이용해 채광선으로 이송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번 실증시험에서 심해저에서 채집한 망간단괴의 중간저장소이자 양광펌프로 공급량을 조절하는 버퍼시스템을 수심 500m에 설치하고, 파이프 형태 구조물인 양광라이저를 이용해 버퍼시스템에 저장한 망간단괴를 선상으로 이송했다.

버퍼시스템(왼쪽)과 양광관 [사진제공 = 해양수산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자체기술로 개발한 버퍼시스템과 국내 특허기술인 SAW 용접기술로 세계 최초로 생산한 8인치 양광라이저를 시험에 사용했다.
선상으로 올라오는 단괴를 해수와 분리해 해수를 배 밖으로 배출하는 선상처리설비 성능시험도 이뤄졌다.
양광시스템과 선상처리 설비의 설계·제작·설치·운영에 이르는 전 단계를 우리 기술력으로 해결해 심해저 광업플랜트 기본 설계를 위한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
이번 실증시험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망간단괴 개발기술 상용화를 선도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정부가 1994년 태평양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사업을 시작한 지 20여년 만에 사업 상용화에 필요한 채광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정부는 2002년 국제해저기구(ISA)로부터 하와이 동남쪽 클라리온-클리퍼톤(C-C) 해역에 독점 탐사광구 7만5000㎢를 확보해 망간단괴 탐사와 기술개발을 추진했다. C-C 해역 탐사광구에는 망간단괴 5억6000만t이 부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영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은 극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기술"이라며 "이번 실증시험 성공으로 조선, 해양플랜트 등 다른 분야의 관련 극한 기술 응용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