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자동차, 자동차부품, 가전, 의료기기, 석유화학 등 주요 분야 이란 바이어 521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란 바이어 52%는 제재 해제 이후 한국기업과 거래량이 현재 거래 규모보다 5% 내외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문에 답했다. 또한, 응답 바이어의 44%는 한국기업과 교역규모를 최대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어들이 한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선택한 이유로는 ‘수입장벽 완화’가 37%로 가장 높고, 합리적인 가격(20%), 기존 거래처와 원활한 거래경험(18%), 품질경쟁력(17%), 한국기업과 우호적 관계(7%), 기타(1%)순이다.
또한, 국내 제품 수입 확대를 위한 이란 바이어의 요구 사항으로 ‘가격 인하’가 38%로 가장 높고, 적극적인 자금조달(20%), 사후관리 서비스 제공(15%), 품질 제고(9%), 사업독점권 부여(1%), 기타(17%) 등이다.
이란은 경제제제 장기화에 따른 경기불황 지속 및 핵협상 타결 이후 경제악화의 영향으로 가격중심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중국산이나 터키산 등 저가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한편, 전통적으로 유럽 브랜드에 충성도가 매우 높은 시장이며 제재 이전 유럽산을 선호하는 소비문화가 있어, 이란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제재 해제 후 EU 및 중국과 교역확대에 대한 질문에는 제재 해제 이후 1년 이내 EU와 교역을 5~10% 확대(32%), 3년 이내 20% 이상 확대(32%)에 체크했고, 중국과 1년 이내 5% 이내 확대(55%), 3년 이내 5% 이내 확대(42%)로 응답했다. 이란 경제 회복에 따라 사업 환경이 점차 향상될수록 한국산뿐만 아니라 EU 및 중국산에 대한 수입을 늘리려는 바이어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교역은 1년 이내 5~10% 확대(24%), 3년 이내 5~10% 이내 확대(34%)로 답했다.
코트라는 국내 기업이 제재 이후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현지의 물류 및 결제 시스템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품 수출 이후 적극적인 사후 고객 관리서비스, 선적 및 배송기간 단축, 다양한 대금 결제수단을 제공하는 등 다각도의 시장진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인구 8000만 명의 내수시장으로 풍부한 천연자원과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경제제재 해제 이후 한국 제1의 중동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잠재력을 가진 국가이다. 그러나, 외국기업과 경쟁 심화 외에도 제재 복원(Snap-back) 위험 상존 및 투자·법규제도, 인프라, 외국인 사업 환경 등이 아직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시장 진출에 따르는 리스크 분산과 정확한 시장정보 수집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승욱 테헤란 무역관장은 “우리 기업들은 성공적인 이란 시장 진출을 위해 제재 해제 후 개정되는 현지 법규·제도 내용 및 절차,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며 “진출 경쟁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경쟁기업 동향을 파악하고 시장정보를 꼼꼼히 수집하는 등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