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그네슘 이식 1년 후 완전히 녹으면서 뼈가 치유된 임상결과. (A)요골(손바닥을 앞으로 한 자세에서 아래팔의 바깥쪽에 있는 뼈) 골절에 이식한 마그네슘합금 임플란트(MI)와 주상골 골절 부위에 스테인레스 임플란트(SI)를 이식 후 1년 후 환자의 X-ray 사진. (B)시술 경과에 따른 X-ray 사진. (i)시술 전 요골 골절과 주상골 골절 (ii)시술 직후 요골 골절에 식립한 MI(노란색 화살표)와 주상골 골절부에 이식된 SI (iii)시술 6개월 후 요골 골절에 이식된 MI와 주상골 골절부에 식립한 SI (iv)시술 12개월 후 경과. MI가 녹아서 없어졌다. (C)시술 경과에 따른 MI의 변화를 설명하는 모식도. 빨간색 화살표는 요골 골절, 흰색 화살표는 주상골 골절, 노란색 화살표는 MI를 나타낸다. [사진=KIST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몸속에서 녹는' 생분해성 금속이 장기간 이식돼 있어도 인체에 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뼈를 더 빨리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김유찬 생체재료연구단 박사팀은 생분해성 마그네슘 합금이 체내에서 녹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김 박사는 “생분해성 금속의 임상시험을 무사히 마쳤지만 이것이 몸에 들어가서 실제로 어떻게 녹아 없어지고 그 사이에 뼈들은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알지 못했다”면서 “마그네슘의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 규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생분해성 금속이 체내에서 녹게 되면 뼈 구성성분인 칼슘과 인이 그 녹은 자리에 들러붙는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주변에 있는 뼈 조직과 비슷하게 바뀌고 이 부분에 뼈세포들이 달려들어서 최종적으로 새로운 뼈로 바뀐다. 김 박사는 “마그네슘이 체내에서 녹게 되면 마그네슘이 없을 때보다 뼈를 좀 더 빨리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 연구팀은 빌라누에바(villanueva) 골염색법이라는 새로운 분석기법과 재료연구에 사용되는 전자현미경을 이용했다. 쉽게 관찰할 수 없었던 생체분해성 금속과 인체조직 간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연속적인 분해 움직임을 세포에서 원자단위까지 계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생분해성 금속이 체내에서 녹으면서 신생골을 형성시켜 골절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현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확인했다.
마그네슘이 주성분인 생분해성 금속은 뼈 고정에 쓰이는 기존 소재인 티타늄이나 스테인리스보다 상대적으로 무르다. 김 박사는 “몸을 많이 지탱해야 하는 다리뼈에 쓰기에는 다소 약한 물성이기 때문에 아직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부분에만 쓰인다”며 “향후 연구를 더 진행해 좋은 소재가 나오게 되면 기존 소재인 티타늄이 쓰이는 부분까지 다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골 전반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합금이 개발되면 연 30~40조원에 해당하는 세계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바이오회사가 영세하기 때문에 연구과제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