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금융감독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보험업계의 가격 자율화는 물론 상품 개발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보험다모아 출범으로 인해 보험사들의 온라인 상품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비대면채널을 통한 불완전판매가 민원의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9월 말 기준 금융업권의 민원은 총 1만8456건으로 그 중 보험 민원이 61.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보험업계는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과정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신보험 상품을 은행 적금으로 오인토록 가입하게 하는 등 불완전판매 민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고삐'가 풀린 보험사의 민원은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당국이 보험상품의 자율화를 위해 가격의 기준이 되는 표준이율과 상품 개발 지침서인 표준약관제도를 원칙적으로 없애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료 인상은 물론, 보험사들이 새 상품에 대한 고객 유치를 위해 이른바 '갈아 태우기' 관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승환계약'이라고 불리는 보험 갈아태우기는 설계사가 소비자를 상대로 더 좋은 상품이라며 기존 계약 해지를 유도해 새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특히 승환계약은 보험설계사들의 수당과 연결돼 있어, 새 상품이 나올 수록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지불했던 보험료보다 적은 해약환급금을 받게 되기 때문에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온라인 채널이 확대되는 것도 불완전판매를 늘린 것이란 지적이다. 최근 보험다모아의 출범으로 보험사들이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 및 실손의료보험 등을 출시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충분한 설명 없이 가입자 스스로 가입하는 방식이라 향후 원하는 보장을 받을 수 없는 사례가 나오기 쉽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온라인 전용 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대면채널에 비해 비대면채널의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소비자들이 직접 가입하는 온라인 채널의 경우 약관을 보다 꼼꼼히 확인해 향후 보험금 지급 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보험사들도 새 상품 개발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이를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약관 체제를 정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