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이순진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11일 오전 경기도 오산의 공군작전사령부와 미 7공군사령부를 방문, 한미연합전력의 대비 태세와 능력을 점검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를 위한 한미동맹의 굳건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차원에서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를 10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무력시위를 벌인 데 이어 북한이 두려워하는 전략자산을 순차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 알려지는 가운데 진행된 이번 방문이 눈길을 끈다.
한·미는 일본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 정박 중인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배수량 10만4000t급)와 오하이오급(배수량 1만8000t급) 핵추진잠수함의 동해 해상훈련 및 한반도 배치를 비롯, B-2 스텔스 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의 전략자산을 순차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군 관계자가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다"며 "적 도발시 우리가 강력한 공군력으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순신 의장은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으로부터 대비태세를 보고받고 "북한군은 핵실험을 감행한 데 이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추가 기습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격편대군 훈련 중인 임무편대장 정용민 공군 대위와의 무선교신에서 "출격 명령시 적이 공포와 전율을 느끼도록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의장과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와 탄도탄작전통제소(KTMO CELL)도 방문했다.
KAOC는 한반도 상공에 진입하는 모든 항공기를 식별하고 적성국 항공기에 대해서는 즉각 조치를 하는 곳으로, 전시에는 한미 연합 공군작전의 지휘부 역할을 한다. 패트리엇(PAC-2·PAC-3) 미사일 부대를 지휘하는 KTMO CELL은 북한의 탄도탄을 탐지, 식별, 요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의장은 주한 미 7공군사령부도 찾아 주한미군 장병의 노고를 위로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연합작전 수행 능력의 지속적인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이 의장과 스캐퍼로티 사령관이 함께 공군작전사령부와 미 7공군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지난 10일 미군 전략무기인 B-52 장거리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이후 한미 공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전략자산의 순차적 전개는 2월 말 또는 3월 초부터 한반도 전역에서 실시하게 될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을 전후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나온다.
이는 군이 취한 비무장지대(DMZ) 대북 확성기 심리전 재개에 이은 압박조치로 앞으로 3·4단계 조치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 등장 후 변화된 지휘부 시설에 대한 모의 폭격훈련도 있었을 것"이라며 "유사시 전략자산이 실전에 투입돼 작전을 전개할 경우 평양이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지 나흘째인 이날도 방송시설이 있는 최전방 포병부대에 무기와병력을 증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남측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전날 이뤄진 미군의 B-52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격과 관련해서도 일부 대공방어태세를 강화했지만, 당장 이에 대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일만한 기색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