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서킷 브레이커가 도입됐던 중국증시의 새해 첫 4거래일간의 참담한 성적표다. 중국 정부가 증시 안정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내놓은 서킷 브레이커 제도는 결국 나흘 만에 잠정 중단됐다.
이에 중국 당국이 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이나 하루 변동폭을 조정하거나, 혹은 거래중단 시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손질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기존엔 CSI 300를 기준으로 5% 오르거나 내리면 15분간 거래를 중단, 7% 이상 급등락할 경우엔 아예 당일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중국 서킷 브레이커 제도 개혁과 관련 시장에서 논의 중인 세 가지 시나리오를 8일 보도했다.
첫째는 등락폭이 5%를 넘을 시 거래 중단시간을 현재 15분에서 30분으로 늘리는 것이다. 등락폭이 7%을 넘을 시 장을 조기 폐장하던 방식은 아예 없애는 시나리오다.
거래중단 시간을 30분으로 늘리면 투자자들은 물론 감독기관, 상장사들이 사태를 파악하고 현명히 대처할 수 있다. 또 2차 서킷 브레이커를 폐지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서둘러 주식을 팔아 치우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실제로 앞서 중국 증시는 주가가 5% 급락해 1차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하면 오히려 투자자들의 투매를 야기하는 ‘자기흡입(磁吸) 효과’로 인해 낙폭이 더 확대돼 곧바로 2차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돼 조기 폐장되는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
둘째는 주가가 7% 급등락 시에만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해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자는 시나리오다. 현재 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인 5%와 7% 낙폭 사이가 좁아 오히려 ‘자기흡입효과’만 키울 뿐, 사실상 5% 급등락 시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게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서킷 브레이커 제도 자체를 아예 폐지하자는 것이다. 이번 증시 대폭락이 서킷 브레이커로 인한 심리적 공황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사실상 그럴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7일밤 서킷 브레이커 제도 시행을 잠정 중단한다면서 이번 경험을 거울 삼아 개혁안을 연구하고 의견을 수렴해 제도 완비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덩거(鄧舸) 증감회 대변인은 이날 “서킷 브레이커 제도의 도입의 주요 목적은 시장에 냉각기를 줌으로써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자고 중소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자는 취지였는데 바라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서킷 브레이커 제도가 폭락의 주요인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도 “두 차례의 실행 과정에서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 단계에 가까워지면 투자자들이 미리 서둘러 팔아 치우려는 '자기흡입 효과'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 상승한 3194.63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선전종합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3.3% 상승한 2021.34로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