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대 총선을 말한다] ⑥관전포인트-충청권 “중원전쟁,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승부 가른다”

2016-01-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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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체제 이후 총선 결과. 20대 총선의 과반은 충청권 지역이 결정할 전망이다. 충청권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함께 '중부권 표심'의 바로미터다. 영호남 바람의 수도권 북상뿐 아니라, 호남의 한 축인 전북 표심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한반도 남쪽 중간지대인 충청권이 수도권과 영호남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 4·13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대선), 2018년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등이 잇따라 열린다. 특히 차기 총선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산물인 '87년 체제', 외환위기를 초래한 '97년 체제' 이후 새로운 질서를 가늠하는 이른바 '정초(定礎) 선거'가 될 전망이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민주화 시대의 역사 재평가작업과 맞물려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키는 국민이 쥐고 있다. <편집자 주>

충청권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함께 '중부권 표심'의 바로미터다. 영호남 바람의 수도권 북상뿐 아니라, 호남의 한 축인 전북 표심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한반도 남쪽 중간지대인 충청권이 수도권과 영호남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캐스팅보트 JP 지역… 지금은 '무주공산'

5일 현재 충청권 선거구는 총 25곳(대전 6곳·충북 8곳·충남 10곳·세종 1곳)이다. 수도권 112곳을 합치면 전체 선거구(246석) 가운데 56%(137석)가 중부권에 몰려 있다. 중부권이 20대 총선 과반 달성의 요충지라는 얘기다.

특히 충청권은 전통적인 캐스팅보트 지역이다. 영원한 '2인자' 김종필(JP) 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총재의 지역인 충청권은 역대 총선에서 과반 달성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박근혜 대통령. 충청권에서 강한 영향력을 지닌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중부권 표심이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제공=청와대]


실제 최근 세 번(2004년 17대 총선∼2012년 19대)의 총선에서 충청권 승자가 전체 과반을 달성한 경우는 두 번에 달했다. 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 때는 충청에서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이 19곳, 자민련이 4곳,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1곳을 각각 차지했다. 결과는 열린우리당(152석)의 압승. 당시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쳤다.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12곳, 민주통합당 10곳, 자유선진당 3곳 등을 기록했다. 제1당은 152석을 차지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은 127석으로 참패를 당했다. 앞서 1992년 14대 총선 땐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이 충청권 14곳에서 승리하며 과반에 근접(299석 중 149석)했다.

하지만 JP가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결별한 뒤 자민련으로 첫 선거를 치렀던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어느 당(민자당 139석·새정치국민회의 79석·자민련 50석·통합민주당 15석)도 과반을 넘는 데 실패했다. 자민련이 충청권 총 28곳 중 24곳을 석권한 때문이다. 18대 총선과 같이 새누리당이 충청권에서 1석에 그쳤지만, '뉴타운 공약'을 앞세운 수도권에서의 압승(48곳 중 40곳 승리)으로 과반을 넘은 예외도 존재했다.

◆충청, '脫이념·脫정당'… 지역이슈 변수될 듯

가장 최근 국회의원 선거인 19대 총선 표심을 분석한 결과, 대전(새누리당 3곳·민주통합당 3곳)의 경우 △대덕구 △동구 △중구 등 동쪽은 여권, △유성구 △서구 갑·을 등 서쪽은 야권이 각각 우세했다. 신도시 개발로 젊은 층의 유입이 큰 세종시는 야권이 우위를 점했다.

충북의 경우 전통적으로 야권 성향이 다소 우세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옥천인 터라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5곳·민주통합당 3곳으로 여당이 앞섰다. 충남은 새누리당 4곳·민주통합당 3곳·자유선진당 3곳으로 각축전 양상을 보였다.
 

국회 본청. 5일 현재 충청권 선거구는 총 25곳(대전 6곳·충북 8곳·충남 10곳·세종 1곳)이다. 수도권 112곳을 합치면 전체 선거구(246석) 가운데 56%(137석)가 중부권에 몰려 있다. 중부권이 20대 총선 과반 달성의 요충지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선거영향력(지지율)이 충청권 바람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주목할 대목은 2012년 대선 직전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자민련 후신) 간 합당으로 1992년 총선 이후 지역정당 없이 치러지는 첫 총선이라는 점이다. 세력구도에서는 '일여다야'(一與多野)로, 여권이 우세하다. 하지만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선 야권이 충청권 광역단체장 4곳을 모두 석권하는 등 '야풍'(野風)도 만만치 않았다.

충청권이 JP의 정계은퇴 이후 사실상 지역 구심점 없이 수년간 '무주공산'으로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탈(脫)이념·탈(脫)정당'이 강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선거 삼각축인 박 대통령과 문재인 더민주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인물 구도와 지역 이슈가 표심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박근혜 마케팅'을 비롯해 여권의 '반기문 대망론', 야권의 '안희정 대망론' 등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20대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지역은 수도권과 더불어 충청권이 될 것"이라며 "이 지역은 이념보다는 정책 이슈에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4주기 추모행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뒤 뒤돌아서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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