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국회는 이번 주 박근혜 정부의 집권 4년차를 이끌 5개 정부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잇달아 열고 인사검증에 나선다.
당장 오는 6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7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1일로 예정돼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최대한 드러내 총선 정국의 주도권을 잡을 기세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이 탈당 내분으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유리한 국면을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으로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설 태세다.
새누리당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과 직무수행 능력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되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폭로나 흠집내기식 청문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안철수 신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는 등 중도층 이탈을 우려, 여권에 '생채기'를 낼 수 있는 청문회를 막겠다는 의지다.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나온 자료로 판단할 때 공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할만한 후보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야당에서 제기한 일부 후보자의 아파트 다운계약서·위장전입 의혹의 경우 당시 관행과 사회적 분위기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반면 더민주 등 야당은 후보자들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철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후보자들이 총선에 출마하는 장관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땜방 인사'이자 전문 분야와 부처에서 요구하는 자질이 맞지 않는 점을 부각할 예정이다.
야당이 가장 무게를 두는 것은 박근혜 정부 후반기 경제정책을 책임질 유일호 경제부총리 후보자 청문회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 때 청문회를 한번 치른 만큼, 이번 청문회에서는 개인 신상 문제보다는 유 후보자의 보수적인 경제 기조에 대한 여야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야당은 이준식 사회부총리 후보자도 그동안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과 차녀의 미국 국적 논란 등을 철저히 따져물을 계획이다.
그러나 야당은 3일 김한길 의원 등 잇따른 탈당 사태와 '안철수 신당' 바람으로 수도권과 호남 의원들이 비상에 걸린 상황에서 청문회에 집중하기 어려워 검증 칼날이 무뎌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등 '투톱 균열'로 당 지도부의 전략 조율이 쉽지 않은 것도 힘 빠진 청문회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