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향우회 임원 29명 더민주 탈당…무너지는 야권 텃밭

2015-12-30 22:33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호남향우회 현직 임원 29명이 30일 더불어민주당(약칭 더민주)을 탈당했다. 이번 임원들의 '선도 탈당' 이후 일반 당원들의 추가 탈당 바람이 일지 주목된다. 호남발(發) 탈당 원심력이 더민주 내에서 점차 확장되는 모양새다. 

◆ 호남향우회 "더민주 탈당 후 통합 야당 건설 앞장설 것"

이용훈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총회장 등 현직 임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0만 출향 호남 향우를 대표하는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주요 임원들은 고향 사랑 정신을 실천하고 호남 정치 복원을 위해 평생 봉사해 온 더민주를 탈당하고 통합 수권 야당 건설에 선봉이 되고자 한다"며 "1000만 출향 향우 여러분들의 변함 없는 지지와 동참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탈당을 선언한 뒤 22명의 입당 서류를 국민회의(가칭) 창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에게 전달했다. 다만 이 총회장 등 현직 임원 7명은 국민회의에 합류하지 않고 야권 신당 세력을 규합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석의 호남향우회 상임부회장은 기자와 만나 "더민주의 반성을 촉구하기 위해 탈당한다"며 "(호남 민심은) 야권 통합하라는 것으로 이런 취지에서 임원진이 선도 탈당해 회초리를 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사분오열한 야권 신당 추진 세력에 힘을 보태고 향후 더민주를 포함한 야권 세력의 통합을 추진하는 일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호남향우회가 전국에 걸쳐 1400여 개의 조직이 있고 매달 회비를 내는 호남향우회 회원들만 2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더민주를 탈당한 임내현(광주 북구을) 무소속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호남향우회는 광주 여론을 반영한다"면서 "(탈당 바람이) 광주에서 전남으로, 전북으로, 중앙으로 북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더민주, "전통 지지층 붕괴에도 지도부 속수무책" vs "정치적 의미 없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 대표 블로그]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전날(29일) 호남 대책으로 내놓은 공동선대위원장과 호남특위위원장 인선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를 구성할 때 호남에서 신망받는 분들의 참여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현재 우리 당 입장에서는 호남 출신의 명망있는 분을 영입해 위원장으로 모시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해법"이라면서 호남향우회 임원 탈당 관련 질문에는 "호남향우회가 뭐냐"며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야권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 붕괴가 현실화되자 더민주 소속 의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더민주 소속 한 수도권·비주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호남향우회 탈당으로) 호남 민심이 이반됐다는 게 현실로 확인됐는데 우리 당은 속수무책으로 있는 게 제일 큰 문제"라며 "이대로 가면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다들 걱정하면서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아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당으로선 최악의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수도권에서 추가 탈당자가 조만간 나올 것이란 관측에 대해 "총선 승리에 유리한 쪽으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 민심 추이를 보며 다들 고민하고 있다"며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도 "어제(29일) 문 대표가 (호남 대책으로) 공동선대위원장 카드를 낸 것은 약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호남향우회 탈당은 큰 정치적 의미는 없다. 일반 당원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